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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 항공사들 감원 · 운항축소 계획 발표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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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32면

미 항공사 최고경영자들과 노먼 미네타 교통부장관, 로런스 린지 백악관 경제담당보좌관은 18일 워싱턴에서 긴급 회동했다.

테러 이후 부도 위기에 몰린 항공업계의 회생방안을 논의하기 위해서였다.

US항공의 스텐픈 울프 회장은 "미 항공산업이 위기에 처했다. 신속한 조치가 없으면 회복 불능사태에 빠진다" 고 말했다. 뉴욕 버킹검연구소의 분석가 헬렌 베커는 "미 항공업계는 테러 이전에 20억달러의 적자(올해)가 예상됐는데 테러로 인해 적자가 70억달러로 늘어날 것" 이라며 정부 지원이 없으면 부도가 잇따를 것으로 내다봤다.

미 항공운송협회(ATA)는 테러로 인해 항공사들의 감원이 몇달 내에 10만명을 넘을 것으로 보고 있다. 이미 유나이티드.노스웨스트.콘티넨털.US항공 등이 각각 1만~1만2천명의 감원을 발표했으며, 아직 감원을 발표하지 않은 아메리칸.델타도 곧 동참할 가능성이 크다.

항공사들의 운항 축소도 잇따르고 있다. 미국 6대 항공사가 20~23%의 운항 감축 계획을 발표했다.

미국 5위인 콘티넨털항공은 "정부 지원이 없으면 다음달 말께 법정관리를 신청할 계획" 이라며 "테러 이후 하루 3천만달러의 손실을 보고 있다" 고 밝혔다.

신용평가회사인 무디스는 18일 "콘티넨털항공의 신용등급을 Ba2에서 B1으로 하향 조정한다" 고 밝히고 추가 하향 가능성을 시사했다. S&P도 지난주 모든 미 항공사와 캐나다항공.브리티시항공의 신용등급을 낮출 수 있다고 경고했었다.

이에 따라 나흘을 쉬고 17일 재개장한 뉴욕 증시에서 아메리카웨스트항공 주가는 65%나 추락했다. 콘티넨털항공도 49% 떨어져 하루 만에 시가총액의 절반인 11억3천만달러를 날렸다. US항공.델타와 아메리칸항공의 모기업인 AMR, 유나이티드항공의 모회사인 UAL도 40% 안팎 떨어졌다.

미 항공사들은 재무구조 안정을 위해 정부에 2백40억달러의 지원을 요청해 놓고 있다.

부시 대통령은 이 문제를 의회와 협의하겠다는 입장이다. 미 하원은 지난 14일 항공사의 단기 유동성 공급을 위해 1백50억달러를 지원하는 것을 골자로 하는 특별법 제정을 거부하긴 했으나 상황이 워낙 심각해 다른 방식으로 협조할 가능성이 큰 것으로 점쳐지고 있다.

정재홍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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