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토 · 언론 전쟁 신중론 확산 제기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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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7면

유럽과 미국 내 주요 언론들을 중심으로 '성급한 전쟁' 을 우려하는 신중론이 잇따라 제기되고 있다.

뉴욕 타임스는 15일 미국의 무력행사가 사우디아라비아와 수단 등 인근 회교국가들을 자극할 수 있다고 전제하고 "다른 나라들과의 공고한 반 테러전선 구축이 시급하다" 고 촉구했다.

현재 파키스탄이 전폭적인 지지입장을 비췄지만 실제로는 군사행동을 지원하기 위한 어떤 구체적인 약속도 내놓지 않고 있다고 이 신문은 지적했다.

미국의 테러 응징을 지원하기로 다짐한 유럽 지도자들조차 조지 W 부시 대통령이 '전쟁(war)' 이라는 표현을 쓰는 것에 대해서는 민감한 반응을 보이고 있다.

북대서양조약기구(나토)의 조지 로버트슨 사무총장은 14일 "미국이 나토에 도움을 요청한다면 미국이 원하는 것이 무엇인지, 동맹국이 어떻게 응해야 하는지에 대해 신중한 논의와 결정이 있어야 할 것" 이라고 말했다.

토니 블레어 영국 총리실도 이날 "제5조항이 백지수표는 아니다" 라고 밝혀 미국에 무제한의 자유재량권이 주어진 것은 아니라는 점을 강조했다.

무엇보다 빈 라덴의 정확한 소재를 파악하지 못한 상황에서 미국이 막대한 인명피해가 예상되는 공격에 무조건 나서는 것에 대한 국내외의 반발도 예상된다. 전쟁에 대한 미국 내 여론도 변화를 보이고 있다. 12일 92%에 달하던 '전쟁지지' 여론이 15일 CNN 조사결과 62%로 뚝 떨어졌다.

박소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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