논산 공수표씨, 20여만평서 연간 8억원 수익 올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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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공수표씨와 부인 강대숙씨가 수확한 고구마를 들어 보이고 있다. 김방현 기자

고구마 재배로 고소득을 올리는 농민이 있다.

'계룡산 명품고구마'를 생산하는 충남 논산시 상월면 대명리 공수표(53)씨. 그는 올해 논산시 상월.은진.가야곡.노성면 등에 있는 밭 20여만평에서 고구마 1600t(16억원어치)을 생산했다. 2만평은 자기 땅이고 나머지는 모두 임대한 것이다.

그는 올 겨울에 고구마를 본격 출하, 영농비 등을 제외하고 7억~8억여원의 순수익을 올릴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재배 면적이 워낙 넓다보니 지난 8월말 시작한 수확을 최근에야 겨우 끝냈다.

논산 토박이인 그는 논산농고를 나와 논산농협에서 6년간 근무했다. 그러나 농사를 짓고 싶어 직장을 그만두고 벼농사를 시작했다. 쌀 농사가 소득이 시원치않다고 생각한 그는 1987년부터 작목을 고구마로 바꿨다.

공씨는 "상월면 일대가 지형적으로 고구마 재배에 적합한 데다 소득도 괜찮을 것 같아 재배를 시작했다"고 말했다.

계룡산 자락에 있는 상월면 일대는 연중 바람이 많이 불어 들깨.고추 등을 재배하기가 어렵다. 이 때문에 이 지역 농민들은 수십년전부터 바람의 영향을 거의 받지 않는 고구마를 심어 왔다. 그가 생산한 고구마는 서울 가락동농수산물도매시장에서 최고로 쳐 준다.

공씨는 "품질이 우수하고 소비자를 속이지 않기 때문에 다른 고구마 생산 농가보다 10kg당 1000~2000원 더 비싸게 받는다."고 말했다.

그는 맛과 모양이 좋은 고구마 생산 조건으로 우선 토질을 꼽는다. 그래서 물 빠짐이 좋은 이른바 '마사토'(화강암이 풍화된 모래흙) 땅만 빌린다. 또 당도를 높이기 위해 유기질 비료만 쓴다. 그 결과 껍질이 얇아 먹기 좋고, 삶으면 알밤같은 단맛이 난다.

그는 상품성이 좋은 둥글둥글한 형태의 고구마 재배 기술도 전국에서 가장 먼저 터득했다. 땅을 다진 뒤 봉분 형태로 만들어 고구마를 심으면 뿌리가 땅속 깊숙히 들어갈 수 없어 길쭉하게 자라지 않는다고 한다.

그는 질이 떨어지는 상품을 안 보이는 곳에 담는 이른 바 '속박이'는 절대 하지 않는다. 소비자 가격은 10kg들이 기준으로 최고 1만4000원에서 4000원까지 다양하다.

그는 최근 농협중앙회로부터 '11월의 새농민'으로 선정됐다. 공씨는 "최근 고구마가 여성들의 다이어트 식품으로 각광 받으면서 소비가 갈수록 늘고 있다"고 말했다.

김방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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