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시와 건물] 서울대 종합체육관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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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5면

관악구청에서 서울대 쪽으로 고개를 넘어 왼쪽 울타리 안쪽을 보면 은빛 튜브 모양의 건물이 나타난다. 무엇보다 특이한 형태가 보는 사람들의 호기심을 자극한다.

건물이라기보다는 특수한 용도의 구조물을 떨어뜨려 놓은 듯한 모습으로 최근 완공된 서울대 종합체육관이다.

건물을 짓고 기증한 당사자가 국내 굴지의 철강업체인 포항제철이란 사실을 염두에 둬야 형태에 대한 이해가 쉬워진다. 철골이 구조물 전체를 감싸는 형태가 이 회사의 특성을 강하게 나타내고 있기 때문이다.

설계를 담당한 '포스-에이씨 건축사 사무소' 의 이재동 차장은 "이 건물은 형태면에서 직사각형과 튜브형이란 두가지 주요 요소로 이뤄졌으며 단순하면서도 활력이 넘치는 공간을 만드는데 주력했다" 고 밝혔다.

대학의 활기와 스포츠의 역동성을 함께 표현한 스포츠 콤플렉스로 다양한 기능을 수용하면서도 단순한 외관을 추구했다는 설명이다.

길이 78m의 일자형 튜브는 철골 구조에 철강 박판(薄板)으로 대부분의 외벽을 입혔다. 가로 30m.높이 18m의 양쪽 끝 벽면과 튜브의 중앙은 유리로 처리해 커다란 창문 구실을 하도록 했다.

1층에는 위층까지 틔워진 현관홀과 함께 실내 골프연습장.체력단련실.샤워실.라커 등이 갖춰져 있으며 홀에서는 지하층의 스쿼시와 라켓볼 경기를 구경할 수 있다. 3층은 수영장과 부속시설이, 2층은 러닝트랙과 체력단련실이 있다.

서울대 최재필(건축학)교수는 "좁고 길며 천장이 높은 형태는 철골과 유리의 결합이라는 건축 개념을 적절히 구현한 것으로 보인다" 며 "그러나 때로는 이런 형태가 과장된 제스처로 느껴질 수 있다" 고 평가했다.

신혜경 전문위원

▶위치 : 서울 관악구 신림동▶용도 : 교육연구시설(운동시설)▶건축면적 : 8백36평▶연면적 : 1천8백69평▶규모 : 지하 1층, 지상 4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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