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대만 유엔 재가입 암묵적 지지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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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3면

조지 W 부시 대통령 취임 이후 미국 정부의 '대만에 대한 배려' 가 다양한 양상으로 전개되고 있다. 첨단 무기를 대량으로 판매(4월)하고 천수이볜(陳水扁)총통의 미국 체류를 허용(6월)한 데 이어 이번에는 대만의 국제기구 가입을 측면 지원할 조짐까지 보이고 있다.

대만 일간 자유시보(自由時報)는 9일 "미국이 대만의 유엔 가입을 더 이상 반대하지 않을 것임을 대만에 통보했다" 고 보도했다.

신문은 또 "빌 클린턴 전 대통령이 천명했던 친중국 노선인 '3불(三不)정책' 이라는 용어를 부시 대통령은 앞으로 사용하지 않겠다는 뜻도 전해왔다" 고 덧붙였다.

보도가 사실일 경우 이는 1979년 미국이 중화민국(대만)과 단교하고 중화인민공화국(중국)을 유일한 합법정부라고 인정한 수교 정신과 상당 부분 어긋나는 것이어서 중국의 반발이 예상된다.

미국의 분명한 입장은 오는 24일 개막하는 제56차 유엔 총회 본회의와 이에 앞서 12일 열리는 총회 조정위원회에서 대만 등 15개국의 유엔 가입 신청 안건을 논의할 때 밝혀질 전망이다.

자유시보는 미국이 이번 회기 중 대만의 재가입에 명시적인 반대 의사를 표명하지 않음으로써 대만의 유엔 재가입을 사실상 지지할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한편 유엔 회원국 중 1백60여개국이 중국을 지지하고 있는데 비해 대만을 국가로 승인한 회원국은 28개국뿐이어서 미국의 간접 지원이 있더라도 대만의 재가입은 현실적으로 어려운 상황이다.

장세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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