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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로야구] 뒤도 안 보고 내달리는 SK ‘아니 벌써’ 10연승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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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8면

벌써 10연승이다.

SK가 25일 인천 문학구장에서 열린 2010 프로야구 롯데와의 홈 경기에서 14-4로 승리했다. SK는 지난 14일 한화전부터 파죽의 10연승을 달리며 2위 두산에 3.5게임 차 앞선 단독 선두를 질주했다. 시즌 성적은 18승5패(0.783)로 8할에 가까운 승률을 올리고 있다.

SK 승리의 원동력은 다섯 방의 대포였다. 그 중심에는 3타수 3안타·2홈런·3타점을 터뜨린 4번 타자 박정권(29·사진)이 자리 잡고 있었다.

2004년 SK에 입단한 박정권은 데뷔 초반 무명에 가까운 세월을 보냈다. 첫해 24경기 출장에 그친 뒤 2005~2006년 상무에서 군 복무를 했다. 팀 복귀 후에도 2년간은 7개의 홈런을 날리는 데 머물렀다.

그러나 2009년 마침내 숨어 있던 타격 재능이 만개했다. 정규시즌에서 25개의 아치를 그린 데 이어 두산과의 플레이오프에서 타율 0.476, 3홈런·8타점의 신들린 듯한 타격으로 최우수선수(MVP)에 뽑혔다. KIA와의 한국시리즈에서도 타율 0.393, 2홈런·9타점으로 맹활약하며 ‘신데렐라’로 탄생했다.

사실상 두 번째 풀타임 시즌을 맞은 2010년. 팀 안팎에서는 ‘올해도 잘할 수 있을까’라는 우려의 눈초리가 던져졌다. 그러나 박정권은 보란 듯이 맹타를 휘두르며 팀 내 4번 타자 임무를 완벽하게 소화하고 있다.

박정권은 이날 2회 첫 타석에서 데뷔 처음 출장한 상대 2년차 선발 진명호로부터 우월 솔로아치를 뽑아내 팀의 선제점을 올렸다. 1-1로 맞선 4회 무사 1루에서는 우전안타를 날려 김강민의 결승 3점 홈런과 정상호의 솔로포에 디딤돌을 놓았다. 이어 5-1로 앞선 5회에는 좌중간 담장을 넘어가는 쐐기 투런포를 뿜어내 승부를 결정지었다. 시즌 5호 홈런으로 김태완(한화·6개)에 이어 공동 2위에 올랐고, 타율은 0.390으로 당당히 타격 선두로 올라섰다.

박정권은 경기 뒤 “타석에서 너무 잘 맞아 나가 지난해 포스트시즌 같은 느낌이 들었다. 힘 빼고 짧게 치자고 계속 속으로 되뇐다”고 말했다. 김성근 감독은 “상대 투수를 처음 만나 1회에는 답답했는데 2회 박정권의 홈런이 나머지 선수들에게 여유를 줬다”고 평가했다.

롯데는 4번 타자 이대호가 왼손목 통증으로 결장한 가운데 3연패 수렁에 빠지며 최하위를 면치 못했다.

인천=신화섭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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