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서 코치, 아사다 맡을까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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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30면

‘피겨 퀸’ 김연아(20·고려대·사진 왼쪽)를 지도해온 브라이언 오서(오른쪽) 코치가 흔들리고 있다.

오서 코치는 최근 김연아의 라이벌 아사다 마오(20·일본)에게 코치직을 제의받았다. 아사다는 2009~2010시즌 타티아나 타라소바(러시아) 코치와 함께했지만, 별다른 재미를 보지 못했다. 아사다와 타라소바 코치는 성격이 잘 맞지 않았고, 타라소바 코치가 만든 아사다의 올 시즌 프리스케이팅 프로그램 ‘종’은 “최악의 프로그램”이라는 해외 언론의 혹평을 받았다.

새 코치를 두고 고심하던 아사다는 라이벌을 세계 최고의 선수로 성장시킨 오서 코치에게 손을 내밀었고, 오서 코치는 제안을 받아들일지 고민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만일 오서 코치가 아사다의 코치직 제의를 수락하면, 안무가 데이비드 윌슨과 스테이시 윌슨 등 ‘김연아의 드림팀’은 모두 아사다의 프로그램 구성에 참여하게 된다.

2007년부터 김연아와 함께한 ‘드림팀’이 붕괴될 가능성에 처해 있는데, 주변 어른들은 김연아를 둘러싸고 아옹다옹하고 있다. 김연아는 기존 소속사 IB스포츠와의 계약이 30일 종료된다. IB는 김연아 붙잡기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지만, 김연아의 어머니 박미희씨는 그간 김연아를 관리해 온 IB스포츠 핵심 임원 K씨와 함께 새 매니지먼트사 설립을 추진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K씨는 이미 IB에 사표를 제출한 상태고, 이 과정에서 K씨와 IB 사이에 갈등이 깊어져 법정 분쟁까지 불거질 수 있는 상황이다.

김연아 측의 독립 매니지먼트사 설립은 오래전부터 예상됐다. 그간 스포츠 스타들은 큰돈을 벌게 되면 따로 회사를 세워 수익을 높이고 비용을 낮췄다. 축구 스타 박지성(맨유)의 ‘JS리미티드’, 박세리의 ‘세리 마케팅(세마)’ 등이 그 예다. IB를 비롯해 여러 곳의 매니지먼트사가 김연아 측에 손을 내밀고 있지만 박미희씨는 K씨와 새 회사를 차려 김연아 관리를 맡기고 싶어하는 것으로 알려진다.

분쟁의 불씨는 여기서 생겼다. IB 측은 K씨가 새 회사를 차리는 일에 골몰하느라 본연의 업무를 소홀히 했고, 기존 직원들까지 스카우트해 새 매니지먼트사로 데려가려 했다고 말하고 있다. 한마디로 배임에 해당한다는 게 IB 측 입장이다.

김연아와 IB스포츠의 계약서에는 ‘IB에서 일했던 직원들은 김연아와 계약이 끝난 이후 18개월간 김연아와 관련된 업무에 종사하면 안 된다’는 조항이 있다. IB 측은 박미희씨에게 ▶박미희씨와 K씨가 독립 매니지먼트사를 차리면 뒤에서 후원을 하겠다. 독립사에서 나오는 수익은 독립사 수익으로 인정하고 손해는 IB가 감수하겠다 ▶기존 25(회사) 대 75(김연아 측)의 이익 배분을 김연아 측에 더 유리하게 바꾸겠다는 제안을 했으나 박씨는 아직 답을 주지 않고 있다는 것이다.

IB는 2007년 4월 김연아와 광고·협찬·라이선싱·방송출연·출판·영화·인터넷 콘텐트 등 모든 사업 영역에 걸쳐 독점적 권리를 행사한다는 내용의 계약을 체결한 뒤 현재에 이르고 있다.

온누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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