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생물무기 연구 극비 진행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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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2면

[뉴욕=연합] 미국 정부가 지난 수년간 생물무기 연구를 비밀리에 진행시켜 왔다고 뉴욕 타임스가 4일 보도했다.

이 신문은 정부 관리들의 말을 인용해 "빌 클린턴 행정부 시절부터 세균 등 생물무기 연구가 은밀히 실시돼 왔다" 면서 "이 연구는 생물무기의 위협을 더 잘 이해하기 위한 목적에서 이뤄지는 것" 이라고 전했다.

1972년 유엔생물무기협약은 질병을 확산시키는 모든 생물무기의 개발 및 획득을 금지했으나 예외적으로 백신개발 및 기타 다른 보호목적을 위한 연구.개발은 허용하고 있다.

미 관리들은 "일부 생물무기 위협국가 및 테러리스트들이 사용할 가능성이 있는 개발방법이 연구에 활용됐다" 고 말했다.

클린턴 행정부 시절 중앙정보국(CIA)은 '클리어 버전(Clear Version)' 이란 암호명으로 세균폭탄 연구를 실시했으며, 국방부는 네바다사막에 공장을 세운 뒤 국제적으로 사용이 허가된 각종 물질을 이용해 쉽게 생물무기를 만들 수 있다는 사실을 밝히기 위한 연구를 진행했다.

조지 W 부시 행정부도 생물무기 연구를 계속 진행한다는 방침을 세워 올해 초 국방부는 탄저병을 유발하는 세균에 대한 연구 프로젝트를 수립했다. 그러나 클린턴 행정부 시절의 일부 관리들과 군사전문가들은 "미 정부의 연구는 유엔생물무기협약을 위반했으며, 자칫 미국이 과거 폐기했던 생물무기 개발을 재개한다는 오해를 불러일으킬 수 있다" 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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