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林통일 해임안 표 분석] 여 설득 안먹혀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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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4면

임동원 통일부장관 해임건의안에 대한 투표 결과 각 당 의원들은 당론을 매우 충실히 따른 것으로 분석된다. 이탈표가 거의 없기 때문이다.

동시에 '임동원 사퇴=역사적 과오' 라는 청와대와 민주당의 주장도 먹혀들지 않았다는 해석이 가능하다.

찬성부터 보면, 예상됐던 최대치는 1백54표다. 우선 당론으로 찬성한 한나라당이 1백32명, 자민련이 20명이다. 양당의 의원 수 합계는 1백52명. 한국신당 김용환(金龍煥)대표와 무소속 강창희(姜昌熙)의원은 찬성표를 던졌을 것으로 보인다. 그래서 1백54명이다.

여기에 자민련 총재인 이한동(李漢東)총리가 표결에서 빠져 한표가 준다. 표결 후 즉각 자민련 탈당을 선언한 장재식.배기선.송석찬 의원과 탈당 회견문에 서명한 송영진 의원은 반대했을 것으로 보인다. 李총리와 더하면 모두 5표가 빠져나갔다는 계산이 성립된다. 그러면 1백49표가 나오면 된다.

그런데 실제 표결에서 찬성표는 1백48표. 실질적 이탈표는 한 표가 있었다는 얘기다. 이 때문에 林장관 해임반대를 주장한 한나라당 의원이나 金대통령과 친분이 있는 것으로 알려진 자민련 의원 일부가 따가운 시선을 받을 수 있다.

한나라당과 자민련 입장에서는 만족이다. 청와대와 민주당측이 "林장관 문제는 통일과 남북 평화.화해 정책에 결정적 영향을 미칠 것" 이라며 전방위적인 설득 노력을 폈음에도 별 영향을 미치지 못한 것으로 드러났다고 판단할 수 있기 때문이다.

반대표의 경우 투표장에 나온 민주당 의원 1백12명은 전원 행동을 통일했을 것으로 추정된다. 여기에 민국당의 한승수.강숙자 의원도 '해임반대' 당론에 따라 반대했을 게 분명하다. 투표에 참여한 이적의원 4명도 마찬가지다. 이럴 경우 1백18표가 된다. 실제로 나온 반대표는 1백19표. 한나라당 또는 자민련에서 이탈한 한 표가 여기에 보태졌다는 계산이 나온다.

이같은 1여(與)대 2야(野)의 표차가 정기국회에서 국정감사.언론사 국정조사.각종 법률안 및 예산안 심의에 영향을 미칠 경우 그 파장은 엄청날 것으로 예상된다.

강민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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