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이닉스 1조원 추가 지원 추진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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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2면

하이닉스반도체의 채권은행들은 5천억원의 신규 자금을 시설투자용으로 지원하는 방안을 추진하기로 했다. 또 은행권이 추진하는 3조원의 출자 전환에 앞서 기존 주주와 일반투자자를 대상으로 한 5천억원의 유상증자를 검토 중이다.

하이닉스의 재정 주간사인 샐러먼스미스바니(SSB)는 3일 오후 외환은행에서 채권단 실무자들에게 이같은 지원 방안을 설명했다. 채권단은 은행별로 충분한 검토시간을 가진 뒤 채권금융협의회를 열어 지원방안을 확정하기로 했다.

SSB의 안에 따르면 5천억원은 은행권에서, 5천억원은 시장에서 부담하는 방식으로 하이닉스에 최대 1조원의 신규자금이 유입된다.

그러나 채권은행들이 신규자금 지원에 이견을 보이고 있는데다 하이닉스의 현재 주가를 감안할 때 기존 주주나 일반투자자가 유상증자에 참여할지도 불투명한 실정이다. 또 정건용 산업은행 총재는 이날 "채권단이 합의하더라도 하이닉스에 대한 신규 지원에 참여할 수 없다" 고 밝혔다. 鄭총재는 "(산업은행이 신규 지원에 참여하면)미국의 통상압력 등 불필요한 오해를 살 수 있다" 고 말했다. 그러나 하이닉스에 대한 기존 채무의 만기연장 등에 대해서는 채권단 결정에 따를 방침이다.

이에 따라 채권은행들은 신규자금 지원에서 산업은행을 제외하는 대신 나머지 은행과의 공평한 책임 분담을 위해 산업은행이 보유한 담보채권을 출자전환에 포함하는 방안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채권단간 입장차가 여전한 가운데 정부는 하이닉스에 개입하지 않겠다는 기존 입장을 재확인했다. 이근영 금융감독위원장은 이날 금감위와 금감원 간부에게 하이닉스반도체 문제에 일절 관여하지 말라고 지시했다. 李위원장은 "하이닉스는 채권단이 알아서 결정할 문제" 라며 "일절 관여하지 말고 개인적인 의견을 밝히는 것도 자제하라" 고 당부했다.

서경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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