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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산 세계꽃식물원, 화사한 봄기운 담뿍 담아가세요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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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 아산 세계꽃식물원에선 튤립축제가 한창이다. 50여 종이 넘는 각양각색의 튤립들이 관람객들을 기다리고 있다. 검은색 튤립 등 희귀튤립들을 볼 수 있는 기회다. [조영회 기자]

꽃샘추위가 지나고 따사로운 햇살이 반가운 춘사월도 반이 넘었다. 야생 꽃뿐만 아니라 식물원 안의 꽃들이 꽃망울을 터뜨리고 있다. 실내 식물원에선 앞으로 한 두달은 지나야 개화하는 꽃들을 조금 더 빨리 만날 수 있다. 만개한 꽃들로 계절을 앞당겨 느낄 수 있는 공간 아산 ‘세계꽃식물원’을 소개한다.

수백만 송이 만개한 튤립축제

아산시 도고면에 위치한 ‘세계꽃식물원’. 전국에서도 손꼽히는 규모의 대형 실내식물원이다. 연간 3000여 종의 꽃들을 만날 수 있는 넓은 부지를 갖추고 있다. 2만5000여㎡(8000여 평)의 온실에서 계절별로 다양한 테마의 식물들을 상설 전시 중이다. 1년 내내 어떤 계절에 찾아도 꽃이 가득 피어 있다.

세계꽃식물원에선 1년 동안 20여 가지 테마로 꽃 축제를 연다. 동백축제, 튤립축제, 베고니아축제 등 세계의 아름다운 꽃들을 매달 새롭게 선보인다. 4월 세계꽃식물원의 주인공은 튤립이다. 수백만 송이의 튤립이 5월 초까지 관람객들의 발길을 기다린다. 식물원 입구에 들어서자마자 50여 종이 넘는 종류의 튤립이 각양각색의 형태로 눈길을 사로잡는다. 아직 덜 피어 오무린 튤립송이부터 만개한 튤립까지 한 번에 만날 수 있다. 검은색 튤립과 초록색 튤립 등 평소에 쉽게 보기 힘든 희귀 튤립들도 관람객들의 탄성을 자아낸다.

실내 정원 내 풍성한 볼거리

튤립으로 가득 찬 야외광장 외에도 공기정화 기능이 높은 식물들로 꾸민 에코정원, 허브식물로 꾸민 향기정원, 교과서 속의 식물과 동화에 나오는 식물로 꾸민 교과서 정원, 독이 있는 식물과 조선시대 사약의 재료로 쓰이는 식물을 전시한 독이 있는 식물정원과 수생식물이 자라는 생태연못 등 실내 정원 내 볼거리가 풍성하다.

실내 정원 안에는 팬지나 페튜니아 등 봄의 기운을 머금은 꽃들이 한창이다. 이른 봄에 피는 포인세티아를 비롯해 수선화, 해바라기 등 다양한 꽃들이 개화하면서 사람들에게 봄 향기를 선물하고 있다. 보라색, 분홍색, 흰색의 세 가지 색의 꽃이 한꺼번에 피는 브런펠시아, 큰 해바라기를 개량해 아기자기한 맛이 있는 미니해바라기를 비롯해 열대지방 파파야나무의 열매 파파야가 열린 모습까지 볼 수 있다.

세계꽃식물원의 허브코너는 다른 허브농장보다 자유롭다. 맘대로 만지고, 냄새 맡고, 먹어볼 수도 있어 인기다. 코를 뻥 뚫어주는 향의 박하민트, 초콜릿향이 달콤한 초코민트, 상큼한 열대과일향의 파인애플민트 등 각양각색의 허브를 즐길 수 있다. 스테비아잎을 뜯어 먹을 기회가 생긴다면 설탕당도의 200배라는 강한 단 맛까지 느낄 수 있다. 스테비아잎 속엔 감미성분이 풍부하기 때문이다.

상큼한 향으로 유명한 식물 골드크레스트(윌마)사이로 돌아다니며 출구를 찾는 미로체험코너. [조영회 기자]

오감만족 다양한 ‘꽃체험교실’

어린이들이 좋아할 만한 체험교실도 다양하게 준비돼 있다. 생화를 이용해 손수건에 염색하는 ‘꽃 손수건 만들기’, 말린 꽃으로 열쇠고리를 제작하는 ‘꽃 압화 만들기’가 가장 인기 있다.

꽃송이가 밥 위에 올라와 있는 꽃비빔밥도 이곳에서 맛볼 수 있는 별미다. 직접 재배한 꽃잎과 상추 등 쌈채소로 만든 식사가 입맛을 돋운다.

나무들로 둘러싼 미로 찾기 코너도 놓치기 힘든 이색 공간이다. 공기정화, 냄새정화에 탁월한 식물 골드크레스트(윌마) 사이로 돌아다니며 출구를 찾다 보면 온몸에 상큼한 레몬향이 밴다. 골드크레스트를 스칠 때 식물에서 배인 향이다. 향은 집에 돌아가서까지 은은하게 남는다.

앵무새 모이 체험장에서는 모이 체험도 할 수 있다. 손바닥에 모이를 올려 놓고 서 있으면 10여 마리 조그만 앵무새가 손에 앉아 부리로 모이를 쪼아 먹는다. 앵무새가 손에 앉는 순간을 사진으로 담으면 추억이 된다.

식물원이 준비하는 마지막 선물은 미니화분이다. 모든 관람객들에게 미니화분을 하나씩 선물한다. 식물원을 나갈 때 신경초, 로즈마리 등 15가지의 식물 중 마음에 드는 것을 하나 골라 가져가면 된다.

고은이 인턴기자

세계꽃식물원 이용환 이사
꽃 팻말 속 많은 내용 놓치지 말고 살펴야

Q: 튤립축제가 한창 진행 중이다.

지금 전시돼있는 튤립 종만 50여 종이다. 형태와 색상이 다양한 튤립을 한군데서 만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고 있다. 5월 초까지 진행한다. 싱싱한 튤립을 전시하기 위해 냉장실에서 3번에 걸쳐 싹을 틔운 것을 가져온다. 온도를 낮췄다 높였다 하면서 야생튤립보다 빠르게 꽃눈을 틔웠다. 지금 전시돼있는 튤립은 모두 그 과정을 거친 것이다. 전시된 튤립이 시들면 치우고 싱싱한 튤립을 냉장실에서 가져오는 방식을 취하고 있다.

Q: 세계꽃식물원을 제대로 즐기는 방법이 있다면.

계절별로 달라지는 식물들을 눈 여겨 봐 달라. 식물원은 1년에 4~5번씩 계절에 따라 크게 달라진다. 바뀔 때마다 몇 번씩 와서 다시 보고 가는 충성관람객들도 많다. 지금은 튤립축제를 메인으로 하고 있지만 다음달엔 계절에 맞게 새로운 꽃으로 바꿀 예정이다. 꽃 앞 팻말도 꼼꼼히 보면 좋다. 스쳐지나가는 사람이 대부분이지만 팻말에도 재미있는 내용이 많이 담겨있다. 멀찌감치서 꽃을 보고 돌아가는 관람객보다 팻말까지 꼼꼼히 읽은 관람객이 더 많은 것을 느끼게 되는 것은 당연하다. ‘꽃에 얽힌 이야기’를 알고 꽃을 보면 훨씬 더 재미있게 관람할 수 있다.

Q: 꽃에 얽힌 이야기라면 무엇인가.

꽃마다 각자의 꽃다운 멋, 나무마다 각자의 나무다운 멋이 있다. 식물 특유의 모양은 살아 남기 위한 그들의 사투 흔적이다. ‘왜 이런 모양이 됐고, 뿌리 모양은 왜 이럴까?’하며 찾아보면 다들 이유가 있고 사연이 있다. 예를 들어 백합에 얽힌 이야기를 하자면 하루를 다 써도 모자르다. 식물들이 가진 이야기를 통해 식물을 이해할 수 있다. 관람할 때도 훨씬 더 재미있게 볼 수 있다. 식물은 단지 사람들에게 예쁘게 보여주기 위해 존재하는 것이 아니라 식물 그 자체의 삶과 이야기를 가지고 태어난다. 식물에게 얽힌 이야기들을 이해할 때 식물들을 더 가까이 느낄 수 있다.

Q: 세계꽃식물원만의 특징은.

꽃과의 거리가 다른 식물원보다 훨씬 가깝다. 쉽게 꽃을 만지거나 꽃 안을 들여다 볼 수 있다. 예를 들어 허브식물은 향을 맡거나, 잎을 따서 맛을 볼 수 있도록 손이 닿는 위치에 전시한다. 또 장애인, 노약자와 어린이가 안전하게 관람할 수 있게 신경 쓰고 있다. 식물원에 비탈이나 턱이 없다. 휠체어나 유모차를 끌고도 볼 수 있도록 배려한 것이다. 식물원을 찾은 사람들이 꽃을 멀리서 관상용으로만 바라보는 것이 아니라 가까이서 만지고, 느끼고, 꽃에 얽힌 이야기를 들으며 ‘우리 곁의 꽃’을 느끼고 돌아갔으면 한다.

고은이 인턴기자

[꽃에 얽힌 이야기]

‘요정의 골무’와 ‘춤추는 무희’

1.디기탈리스 2.밀랍꽃 3.양귀비 4.큰열매시계초 5.후쿠시아 6.백묘국 [조영회 기자]

각양각색 꽃들. 가만히 바라보는데 그치기엔 아쉽다. 꽃마다 다양한 사연을 담고 있기 때문이다. 이런 모양이 된 이유, 이름의 유래, 생활 속의 쓰임새 등 각자의 이야기들이 흥미진진하다. 숨겨진 이야기를 알면 훨씬 재미있게 꽃을 구경할 수 있다.

디기탈리스(여우장갑)

모양이 네모난 것이 주사위를 닮았다. 꽃봉오리가 골무처럼 생겼다고 해서 ‘요정의 골무’, 여우가 장갑을 낀 모습 같다고 해서 ‘여우 장갑’이라는 별칭도 갖고 있다. ‘심장초’라고 불리기도 한다. 심장관련 질환에 탁월한 약효를 발휘하지만, 함부로 먹으면 두통과 현기증을 유발한다.

밀랍꽃(종이꽃)

꿀이 없어서 향기가 없는 꽃이다. 곤충들이 찾아오는 경우가 적어 번식이 힘들기 때문에 오래 살기 위해서 쉽게 지지 않는 밀랍꽃이 됐다. 손으로 만져 보면 바싹 마른 종이처럼 바스락거린다. 잘 시들지 않는다.

카라

흰 부분을 꽃, 노란 부분을 꽃수술로 알고 있는 경우가 많다. 하지만 사실은 흰 부분은 화포엽(꽃을 둘러싼 잎)이라는 잎이고, 안의 노란 부분이 카라 꽃이다. 꽃이 너무 작아 곤충들을 유인하기 힘들기 때문에 잎이 눈에 잘 띄는 하얀색이 됐다. 흰 화포잎 덕택에 ‘순결의 꽃’이라는 별칭도 얻었다.

양귀비

당나라 최고의 미인이었던 양귀비에 비길 만큼 아름다워 붙여진 이름이다. 그리스 신화에는 대지의 여신인 데메테르가 저승의 지배자인 하데스에게 딸을 뺏긴 후 양귀비를 꺾어 스스로 위안을 삼았다는 이야기도 있다. 마약초라는 부정적인 이미지로 많이 알려져 있지만 마약성분이 있는 씨방을 제외하면 의외로 쓸모 있는 부분이 많다. 씨는 밀가루에 넣어 빵을 만들어 먹을 수 있고, 잎은 쌈채소로 먹어도 된다.

큰열매시계초

스페인 선교사들이 발견해 ‘예수님 수난의 꽃’이라 불렀다. 10개의 꽃잎은 유다와 베드로를 제외한 10명의 제자, 보라색 부관은 예수의 가시면류관을 상징한다. 긴 씨방은 예수의 다섯 군데 상처, 꼬인 덩굴손은 예수를 묶는데 사용한 끈을 나타낸다. 화려한 색과 모양이 매력적인 꽃으로 네달간 핀다.

후쿠시아(레이디스이어드롭)

귀걸이처럼 보이기도 하고 춤추는 무희처럼 보이기도 한다. 요정이 드레스를 입고 날아다니는 모습과 비슷하다는 사람도 있다. 꽃말은 ‘열렬한 마음’ 즉 ’좋아함’. 화려하고 특이한 모양으로 많은 사랑을 받고 있다.

백묘국(설국)

국화잎에 하얀 눈이 덮여 있는 모습과 비슷해 붙여진 이름이다. 흐드러진 은회색 잎들이 특징이다. 환한 색의 초화들과 함께 테두리 장식이나 배경을 연출할 때면 더욱 빛이 난다. 잎이 물에 젖으면 색은 녹색으로 변한다. 로마 시대엔 잎과 꽃에서 추출한 즙을 백내장 치료를 위한 안약으로 사용했다.

아라오카리아(멍키 퍼즐트리)

세계 3대 미수(아름다운 나무)중 하나로 꼽힌다. 원숭이가 이 열매를 가장 좋아한다고 한다. 하지만 쉽게 열매를 내주진 않는다. 줄기에 나있는 가시가 각도를 달리해 세 방향으로 뾰족하다. 이 때문에 머리가 좋은 원숭이들도 쉽게 오르기 힘들다고 한다. 멍키퍼즐트리라는 영어이름이 지어진 이유다.  

고은이 인턴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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