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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칭하이 묵념’ 으로 하나된 13억 중국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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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4면

중국 칭하이(靑海)성 위수(玉樹)현 제구(結古)진의 한 광장에서 21일(현지시간) 이 지역 어린이와 구조대원들이 칭하이 강진으로 희생당한 이들을 기리는 묵념을하고 있다. 추도행사는 이날 오전 10시 칭하이를 비롯한 중국 전역에서 거행됐다. 중국 정부는 이날을 국가 차원 애도일로 선포했다. [제구진 신화통신=연합뉴스]

중국 칭하이(靑海) 강진이 발생한 지 일주일이 지난 21일 오전 10시(현지시간). 13억 중국인들이 3분간 일제히 묵념했다. 최고 지도자의 주거 및 집무 공간인 베이징 중난하이(中南海)에 집결한 후진타오(胡錦濤) 국가주석 등 정치국 상무위원 9명도 검은 넥타이 차림으로 1분간 고개를 숙였다.

이날 현재 지진 사망자는 2064명이다. 국무원(중앙정부)은 21일을 국가 차원의 지진 희생자 애도일로 선포했다. 국무원은 “지진 희생자 애도를 위해 오늘 하루 전국적으로 오락 활동을 하지 말라”고 통지했다. 이에 따라 전국의 오락·문화행사가 대부분 취소되고 TV 오락프로그램 방송도 중단됐다.

국영 중국중앙방송(CC-TV)은 16개 전 채널을 통해 ‘우리는 (지진 피해가 가장 컸던) 위수(玉樹)와 함께 한다’는 제목의 추모 방송을 내보냈다.

이런 가운데 중국인민해방군은 지진·홍수·가뭄 등 자연재해와 긴급재난에 대비하기 위해 5만 명 으로 구성된 긴급재난구조부대를 창설할 계획을 밝혔다. 해방군 총참모부 긴급상황실 톈이샹(田義祥) 주임은 “올 초 통과된 ‘군의 비전쟁 군사행위에 관한 규정’에 따라 전국의 8대 군구에 긴급재난구조부대 인력을 배치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국화·촛불 애도 물결=신화통신은 홈페이지를 흑백으로 바꾸고 ‘거국적으로 함께 슬퍼한다(擧國同悲)’는 문구를 첫머리에 올렸다. 인민일보를 비롯한 주요 신문들도 제호와 지면을 흑백으로만 제작했다.

중국 주요 방송사들도 오락 프로그램 방영을 중단하고 온종일 현장 중계와 특집 프로그램을 통해 추모 열기를 전했다. 전국적 오락·문화행사는 취소됐으며 영화관·나이트클럽·가라오케 등 유흥 오락업소는 이날 영업이 중단되거나 제한됐다.

베이징 천안문(天安門) 광장에서는 2008년 5월 쓰촨(四川) 지진 이후 약 2년 만에 다시 조기가 게양됐다. 오전 10시에는 전국적으로 사이렌이 울렸고 지진 진앙지에서 가까운 칭하이성 위수현 제구(結古)진에서는 수색과 복구 작업이 잠시 중단됐다. 지진으로 무너진 잔해 더미 위에는 국화꽃이 놓였다. 칭하이성 성 정부가 위치한 시닝(西寧)과 상하이(上海)엑스포 단지의 칭하이 전시관에서도 추모 행사가 열렸다. 전날 밤에는 베이징을 비롯, 각지에서 촛불 추모 행사가 거행됐다.

◆전국적 성금 모금 운동=지진 피해 지역 복구와 유가족을 돕기 위한 모금 운동도 홍십자회(중국 적십자사)의 주도로 전국적으로 전개되고 있다. CC-TV가 20일 진행한 모금 생방송에서는 3시간 만에 21억7000만 위안(약 3423억원)이 모였다. 8만6000여 명이 숨진 쓰촨 지진 때의 모금액(15억1400만 위안)을 훌쩍 뛰어넘었다. 1억 위안(약 163억원)의 거금을 쾌척한 기업과 개인도 있었다.

선전(深圳)의 한 기업인은 “개혁·개방 덕택에 부유해진 동부 지역이 낙후한 서부의 어려움을 돕는 것은 당연한 보답”이라고 말했다. ‘지진 영웅’으로 불려온 기업인 천광뱌오(陳光標)는 1000만 위안을 기탁하면서 “모든 상장 기업이 지난해 거둔 순이익의 절반을 성금으로 내자”고 즉석에서 제안했다.

베이징=장세정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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