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동국(사진) 딜레마’는 아직 끝나지 않았다.
이동국은 지난해 K-리그 득점왕을 차지하며 팀을 우승으로 이끌었다. 올해도 K-리그와 아시아축구연맹 챔피언스리그 다섯 경기에서 연속 골을 터트리는 등 기세를 올리고 있다. 그럼에도 허 감독은 이동국 발탁을 고민하고 있다.
한국은 월드컵 최종예선을 박주영·이근호(주빌로)의 스몰-스몰 조합으로 통과했다. 한국 공격의 취약점은 힘과 높이를 겸비한 타깃형 스트라이커가 없다는 거다. 허 감독은 겨울 전지훈련 때 1m87㎝의 이동국과 함께 1m96㎝의 김신욱(울산), 1m88㎝의 하태균(수원)을 소집해 테스트했다. 이들 중 지금껏 생존한 후보는 이동국이다. 최근 득점 감각을 감안하면 월드컵 엔트리 포함은 당연해 보인다.
하지만 허 감독은 이동국을 빼고 다른 포지션을 강화하는 방안을 심각하게 검토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타깃형과 스몰형에 상관없이 공격수에게 엄청난 활동량과 적극적인 수비 가담을 요구하는 현대 축구의 흐름 때문이다.
이동국도 수비 가담에 신경쓰고 있지만 만족할 만한 수준은 아니다. 타깃형 공격수의 기본 의무인 ‘파워 싸움’에서도 이동국이 상대 수비진을 압도할지 물음표다. 조별예선에서 한국이 상대할 중앙 수비수는 그리스의 소티리오스 키르기아코스(1m92㎝·85㎏·리버풀), 아르헨티나의 마르틴 데미첼리스(1m84㎝·78㎏·바이에른 뮌헨), 나이지리아의 조셉 요보(1m88㎝·76㎏·에버턴) 등이다. 이 선수들을 이동국이 힘과 높이에서 제압하기엔 역부족이라는 게 허 감독의 생각인 듯하다.
김종력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