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DVERTISEMENT

[토요 영화] EBS '어제 오늘 그리고 내일'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22면

어제 오늘 그리고 내일(EBS 밤 10시10분)=이탈리아 네오 리얼리즘의 거장 비토리오 데 시카(1901~1974년)가 연출하고 그의 영화에 단골로 출연한 소피아 로렌과 마르첼로 마스트로이안니가 주연을 맡은 코미디.

데 시카는 '구두닦이' (46년), '자전거 도둑' (51년), '해바라기' (69년)등 영화사에서 손꼽히는 작품들을 남겼다. 비전문 배우를 기용, 가난 속에 피어나는 부자간의 사랑을 다룬 '자전거 도둑' 은 네오 리얼리즘의 대표작으로 거론된다.

그는 연출 뿐 아니라 연기에도 관심이 많아 '무기여 잘 있거라' (57년)로 아카데미 남우조연상 후보에 올랐고 죽기 직전에도 앤디 워홀의 '드라큘라' 에 출연하는 열성을 보였다.

2차대전 후 이탈리아인의 삶과 사랑을 경쾌하게 그린 이 영화는 세 개의 에피소드를 엮은 옴니버스 형식을 취하고 있다.

놀고 먹으며 교도소를 들락거리는 남편 때문에 임신한 몸으로 담배를 밀거래하는 여인, 물질적으로는 풍요하지만 남편의 구속에서 벗어나고 싶은 기업가의 아내, 순진한 신학도와 사랑에 빠진 고급 창녀가 각 에피소드의 주인공들.

데 시카는 각기 다른 세 여자와 남자들이 사랑하는 방식을 풍자와 유머로 재치있게 담아낸다. 원하는 것은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고 이루고 마는 특성을 지닌 이탈리아 여성의 드센 모습도 유쾌하게 그려진다.

섹스 심벌로 이름을 날렸던 소피아 로렌과 중후한 매력을 풍기는 마스트로이안니가 각기 다른 남녀로 변신하며 호연한다.

원제 leri, oggi, domani. 63년작. ★★★☆(만점★5개)

신용호 기자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