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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LB] 박찬호 12승 좌절…3연패 집중분석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43면

"나 자신을 알아야 하고 나를 이해해야 한다. 내가 편안하면 모든 것을 편안하게 대한다. "

박찬호(28.LA 다저스.사진)가 입버릇처럼 하는 말이다. 20일자(한국시간) LA타임스의 저명한 스포츠칼럼니스트인 로스 뉴한의 특별칼럼에도 인용됐다.

그러나 현지시간 이날 오후 벌어진 뉴욕 메츠와의 경기에서 박찬호는 모든 게 '불편' 했다. 표정도 일그러져 있었고 구위도 형편없었다. 주무기 빠른 공의 구속은 시속 1백45㎞에 그쳤고 무엇보다 제구력이 흔들렸다.

5회까지 4명의 선두 타자에게 출루를 허용했다. 5이닝 7안타 4실점(3자책), 볼넷이 4개나 됐고 삼진은 고작 3개뿐이었다. 팀은 5 - 6으로 패했고 패전을 떠안은 박찬호는 최근 3연패를 기록하며 시즌 11승9패, 방어율 3.04를 기록했다.

◇ 슬럼프 또는 허리부상?

최근 네경기에서 1승도 거두지 못하고 3패했다. 8월 들어 아직 승리를 거두지 못한 그를 두고 허리부상의 후유증과 평상심을 잃은 탓에서 비롯된 슬럼프라는 설이 설득력을 얻는다. 허리부상의 의혹은 눈에 띄게 떨어진 직구 스피드에서 발견할 수 있다. 1백55㎞대의 불같은 강속구를 뿌려대던 그의 모습은 최근 찾기 힘들다.

◇ 특급투수의 마지노선 15승

이제 많아야 일곱번 더 등판이 가능하다. 반타작을 넘어 4승을 올려야 15승이다. 그러나 일정은 그리 만만치 않다.

우선 다음 등판인 25일 애틀랜타 브레이브스를 시작으로 원정경기가 네번이나 된다. 박찬호는 올해 열두번의 원정에서 3승6패로 부진했다.

◇ 남을 것인가, 떠날 것인가

박찬호는 "나는 여기(LA)가 좋다. 그러나 누가 아느냐?" 고 말했다고 로스 뉴한은 칼럼에서 밝혔다. 로스 뉴한은 글 앞부분에서 "박찬호는 시즌 마지막 주까지(아마 다저스 일원으로서도 마지막주겠지만) 팀의 주축 투수로서…" 라고 표현했다.

괄호 안의 부분은 박찬호가 자유계약선수 자격을 얻은 뒤 다저스를 떠날 것을 강하게 암시한다. 칼럼은 결국 현지의 분위기를 전한 것이 아니겠는가.

이태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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