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론수사] 예상깨고 동아사주 형제 함께 영장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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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3면

검찰이 14일 조선일보 방상훈(方相勳)사장과 동아일보 김병관(金炳琯)전 명예회장 등 5명에 대한 구속영장 청구방침을 정함에 따라 언론사 탈세혐의 고발사건 수사가 마무리 국면에 접어들었다.

검찰은 탈세혐의 금액을 구속 여부를 결정하는 가장 큰 기준으로 삼았다고 밝히고 있다.

구속영장 청구 대상자들에 대해 국세청이 고발한 탈세혐의 금액은 동아일보 김병관 전 명예회장이 48억원으로 가장 많고, 김병건(金炳健)동아일보 전 부사장 47억원, 조선일보 방상훈 사장 46억원, 국민일보 조희준(趙希埈)전 회장 21억원 순이다.

대한매일신보사의 국민체육진흥사업국 이태수(李太守)대표는 영수증을 허위로 발행하는 수법으로 50억원의 수입을 누락시켜 세금 35억원을 포탈한 혐의로 고발됐다.

이 가운데 가장 주목되는 부분은 동아일보 김병관 전 명예회장과 동생 병건씨 형제 가운데 한명만 구속영장이 청구될 것이란 검찰 주변의 전망이 뒤집혀 버린 것이다.

실제로 수사 관계자들은 金전명예회장 형제에 대한 구속영장 청구 여부를 놓고 그동안 저울질을 계속해왔던 것으로 알려졌었다.

수사과정에서 金전명예회장의 부인이 자살하는 사고가 생기고 병건씨의 탈세혐의 금액이 형보다 더 많은 것으로 확인되자 수사관계자들은 한때 金전명예회장을 불구속 기소하는 방안을 검토했다는 것이다.

그러나 "동아일보 사주인 金전명예회장을 구속대상에서 제외하면 이번 수사의 본질이 흔들린다" 는 지적이 제기되자 검찰 수뇌부는 결국 두사람 모두 구속대상에 포함시켰다는 후문이다.

검찰 고위 관계자들은 동아일보 사주 형제에 대한 구속영장 청구에 대해 "국세청 고발내용 등을 고려할 때 검찰로서는 불가피한 선택이었다. 법과 원칙에 따른 처리였던 만큼 가혹하다는 평은 나올지 모르지만 검찰이 비난받지는 않을 것으로 본다" 고 강조했다.

이에 따라 서울지법이 오는 17일로 예상되는 구속영장 실질심사에서 金전명예회장 형제에 대해 모두 구속영장을 발부할지 여부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이와 함께 조선일보 방상훈 사장의 친동생인 방용훈(方勇勳)코리아나호텔 사장이 불구속 기소대상에 포함돼 결국 조선.동아일보 사주 형제가 나란히 법정에 서게 됐다.

또 검찰은 국세청의 고발내용뿐 아니라 관련자들의 재산 해외도피 등 개인비리에 대해서도 깊이 있는 수사를 해온 것으로 알려져 수사결과 발표가 주목된다.

한편 검찰은 사주가 아닌 법인 대표자가 고발된 중앙일보와 한국일보의 피고발인들과 나머지 4개 언론사의 경리.회계담당 간부 등 10여명을 불구속 기소할 것으로 알려졌다.

박재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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