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공항 의혹… 호텔·쇼핑몰 사업에 불똥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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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6면

인천공항 유휴지 개발사업 스캔들의 불똥이 공항주변의 다른 개발사업들에게로 튈 전망이다.

그중 상당수가 투자자조차 못 구한 채 사업 진척이 지지부진해 공항공사측의 애를 태워오던 차다.

공사측은 개항 5년 전부터 여객터미널 남쪽 국제업무단지(5만평)에 ▶호텔 세개▶대형 쇼핑몰 한개▶오피스텔 다섯동을 짓는 계획을 추진해왔다. 그러나 13일 현재 착공에 들어간 건 대한항공의 특급호텔(5백34실)과 삼성 컨소시엄의 오피스텔 하나뿐이다.

호텔의 경우 2003년까지 지으려던 비즈니스 호텔(3백실)은 지난 5월 투자자 모집공고를 냈으나 마감일(지난 6일)까지 신청 업체가 하나도 없어 일단 무산됐다.

사업자 선정까지 해놓았다가 투자자(M호텔)가 포기해 원점으로 돌아간 특급호텔(5백실)은 지난 5월 재모집 공고 때 일본계 호텔사업자인 피나클퍼시픽재팬이 단독 응모해 우선협상대상자로 지정된 상태.

쇼핑몰은 사업자로 선정된 A사가 사업이행 보증금을 제때 못내 계약이 취소되는 바람에 지난 6월 재공고를 냈다. 공사측 관계자는 "다음달 3일까지 사업계획서를 받을 예정이지만 투자자가 있을지 의문" 이라고 말했다.

가장 인기있는 오피스텔은 삼성 이외에 대우 등에서 세곳을 짓기로 했지만, 나머지 하나는 아직 투자자가 나서지 않고 있다.

경정(競艇.모터보트 경주)사업은 타당성 검토 단계에서 일찌감치 포기한 경우. 이런 부진을 공사측은 "1997년 이후 계속된 경기침체에다 완공 후 분양이 가능한 오피스텔을 빼고는 운영 수익만으로 투자비를 회수하기가 쉽지 않기 때문" 이라고 분석한다.

"인천시가 추진하려는 주변 개발계획(해양레포츠단지.관세자유지대 등)쪽으로 업자들의 관심을 빼앗기는 것도 한 요인" 이라는 설명이다.

여기에 이번 유휴지 개발사업 의혹이 터졌다. 공사의 한 관계자는 "외압 시비도 그렇지만, 낮은 수익성 문제가 불거지면서 투자희망자들을 위축시키고 있다" 며 "이래 저래 사업 진행이 더 힘들게 됐다" 고 걱정했다.

김창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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