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eek& 영화] 슈퍼 사이즈 미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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슈퍼 사이즈 미
감독 : 모건 스펄록
주연 : 모건 스펄록
장르 : 다큐멘터리
등급 : 12세 관람가
홈페이지 : www.supersizeme.com
20자평 : 장난기 가득한 감독, 미국을 벌집으로 만들다

공기나 물만큼 흔한 게 패스트푸드다. 이른바 속도전 시대의 음식. 그 대표적 체인인 맥도널드가 이 작품 앞에서 난도질을 당한다.

맥도널드 음식을 계속 먹으면 건강에 치명타가 된다는 것. 익히 알고 있는 상식 같지만 영화의 충격적 영상을 접하면 그 흔한 감자튀김조차 입에 대기가 두려울 정도다.

감독 모건 스펄록은 맥도널드 공략을 위해 스스로 '마루타'가 된다. 한 달 세 끼를 맥도널드 음식으로 때우는 생체실험에 나섰다. 참으로 바보 같은, 무모한 도전이다. 결과는 쉽게 예상할 수 있다. 체중이 급작스레 불어난 것은 물론 간.혈압 등 신체 각부에 적신호가 울렸다.

악동 같은 감독은 흑인 배우 에디 머피처럼 패스트푸드의 해악을 쉴 새 없이 떠벌린다. 지독한 사명감이 없으면 거의 불가능한 일. 여자 친구의 입을 빌려 "성관계도 예전 같지 않더라"는 식의 익살도 끼워넣었다.

'슈퍼 사이즈'는 대용량의 음식. 감독은 "미국의 스몰 사이즈가 프랑스의 빅 사이즈"일 정도로 무엇이든 '배가 터지게' 먹는 미국인의 식생활을 잘근잘근 씹고 있다. 걷기조차 싫어하면서도 24시간 햄버거.콜라 등을 섭취하며 '비만의 제국'으로 줄달음치는 미국에 직격탄을 퍼붓는다.

"너무 심하다, 작위적이다"는 느낌도 남는다. 운동을 안 하고 먹기만 하니 당연히 건강을 해칠 수밖에. 그러나 감독은 여러 증거를 대며 그게 바로 많은 미국인의 초상화라고 항변한다. 그렇다면 오늘의 우리는?

박정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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