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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태균 기자의 약선] 대장암 막아주는 현미밥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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갈색 쌀 현미가 백미보다 건강에 좋다는 것은 이제 모르는 사람이 없다.

쌀이 주식이 아닌 미국에서도 현미.통밀.통보리 등 거친 식품이 암.심장병.당뇨병을 예방하고, 혈중 콜레스테롤을 낮추는 데 도움이 된다는 연구들이 줄을 잇는다.

1분도 쌀(한번 도정한 쌀)인 현미는 수확한 벼를 말린 뒤 껍질과 왕겨만 벗기고, 비타민.미네랄.식이섬유의 보고(寶庫)인 배아(씨눈)는 남긴 것이다. 따라서 10분도 쌀인 백미와는 달리 살아있는 쌀이다. 현미와 백미를 물에 담가놓으면 백미는 썩지만 현미는 며칠 뒤 싹이 나온다.

현미는 쌀겨(5%).배아(3%).배젖(92%)으로 구성되지만 영양 성분은 배아(66%).쌀겨(29%).배젖(5%) 순서다(을지병원 정혜자 영양과장).

현미에 든 대표적인 항암.항산화 성분은 비타민E.페놀.셀레늄.식이섬유. 이 중 셀레늄은 비타민E와 함께 섭취하면 효과가 배로 커진다. 현미를 먹어 암을 예방하기를 원한다면 가끔 먹는 것으론 부족하고 주식으로 해야 한다.

현미는 훌륭한 다이어트 식품이기도 하다. 씹고 소화시키는 데 시간이 오래 걸려 배고픔을 덜 느끼기 때문이다. 게다가 현미에 든 아라비노자일란이란 성분은 물을 빨아들이는 성질이 있어 위에 포만감을 준다.

그러나 현미가 좋다고 해서 무턱대고 많이 먹는 것은 곤란하다. 현미 밥 한 공기의 열량은 약 300㎉로 백미 밥과 별반 다를 게 없다.

현미 밥은 압력솥을 이용하는 것이 밥맛도 좋고 조리하기도 편하다. 밥을 짓기 전에 두 시간쯤 쌀을 물에 담가 불린다. 일반 밥솥으로 밥을 지을 때 현미와 물의 비율은 1:1.2인데 비해 압력솥 현미밥은 1:1이 적당하다.

한방에선 현미를 신장.간장 기능을 좋게 하는 검은 색 식품으로 본다(분당차한방병원 김상우 부원장).

현미의 식이섬유 함량은 백미의 세 배에 달한다. 이는 현미의 장점(변비.대장암 예방, 혈중 콜레스테롤 낮춤)이면서 동시에 단점(소화가 어려움)이다.

따라서 현미밥은 대강 씹어 넘겨선 안 되고 적어도 10번 이상(30번이 이상적) 꼭꼭 씹어야 한다. 오래 씹으면 침에서 소화효소가 나와 소화가 잘되고 자연히 위의 부담도 줄어든다(숙명여대 식품영양학과 한영실 교수). 죽이나 미음을 끓여 먹는 것도 소화를 돕는 방법이다.

한편 요즘 웰빙 식품으로 인기를 모으고 있는 발아현미는 현미를 물에 불린 뒤 어둡고 시원한 곳에서 싹을 틔워 말린 것이다. 발아시키면 부드러워져 먹기가 쉽고, 발아하는 동안 아밀라제라는 효소가 생성돼 소화가 잘 된다고 알려져 있다.

식품의약전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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