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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드컵] 히딩크 '두토끼 잡는다'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38면

2개월여 만에 소집된 히딩크호가 6일 낮 유럽으로 떠났다. 축구 대표팀은 네덜란드 암스테르담 인근에 캠프를 차리고 10일간 합숙훈련을 한다.

전지훈련에서 대표팀이 가장 역점을 두는 사항은 '유럽 공포증' 해소다.

대표팀은 월드컵 본선 등 주요 대회에서 유럽팀만 만나면 기를 펴지 못하고 무너졌다. 유럽팀과의 경기를 위해 거스 히딩크 감독까지 영입했지만 지난 5월 컨페더레이션스컵에서 호주와 멕시코에 이기고 프랑스에 대패하는 바람에 예선탈락했다. 기량면에서 떨어지는 것은 어쩔 수 없지만 이상하게 유럽팀만 만나면 주눅이 들어 제대로 공 한번 못차고 90분을 우왕좌왕하기 일쑤였다.

고질적인 유럽 공포증을 없애기 위해 히딩크의 고향인 네덜란드에서 1부리그 RKC 등과 연습경기를 하며 문제가 뭔지 정밀 진단해 본다는 것이 코칭스태프의 계획이다.

대표팀은 두차례의 연습경기 후 귀국에 앞서 15일 국제축구연맹(FIFA) 랭킹 9위 체코와 전훈의 마무리 점검차 친선경기를 갖는다. 히딩크 감독은 "체코처럼 전형적인 유럽식 축구를 구사하는 강팀과 경기를 하는 것은 아주 중요한 경험이 될 것" 이라고 밝혔다.

다음으로 대표팀은 새로 합류한 선수들과 기존 선수들간의 조직력 보강에 치중하면서 선수 개개인의 체력과 기량을 면밀히 점검, 베스트 일레븐 및 주요 전술의 윤곽을 잡을 계획이다.

대표팀의 상당수가 새 얼굴들이고 일부는 A매치 경험조차 없는 선수들이어서 불안이 적지 않은 게 사실이다. 그러나 대표팀 기술위원회의 한 관계자는 "일부에서 새 멤버를 놓고 의구심을 갖지만 코칭스태프가 최근 한달여 동안 K리그 모든 경기를 관전하면서 컨디션과 기량을 점검해 선정했기 때문에 이론의 여지가 없다" 고 반박했다.

설기현 등 해외파 선수들은 각 팀의 경기 일정상 전훈에 참여하기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대표팀은 체코전에는 소속팀과의 협의를 거쳐 가능한 출전시킬 방침이다. 아시안 슈퍼컵 출전 관계로 사우디아라비아로 출국하는 이기형(수원 삼성)은 10일 경기 후 바로 대표팀에 합류할 예정이다.

전진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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