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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패션 천국' 도쿄 소개한 책자 나와

중앙일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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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43면

일본 도쿄(東京)에서 신세대 사이에 지금 가장 뜨고 있다는 패션의 거리 다이칸야마(代官山).

서울의 압구정동과 청담동을 합쳐놓은 분위기며, 고급 주택가 사이사이에 예쁜 가게와 카페가 줄지어 있다. 땅거미가 지자 개성이 톡톡 튀는 옷으로 치장한 20대 초반의 여성들이 거리를 메운다.

깔끔하게 단발머리를 하고 한쪽 어깨에만 끈이 있는 과감한 슬리브리스에 구김 하나 없는 치마를 입은 여성. 체형의 결점은 무시하고 '나만 좋으면 된다' 는 식으로 귀여움만 강조한 헐렁이 스타일, 옷도 옷이지만 소품을 제일로 꼽는 소녀 등 다양한 옷차림의 젊은 여성들이 번쩍이는 네온사인을 배경으로 다이칸야마의 저녁거리를 누빈다.

패션과 액세서리를 좋아하는 젊은 여성들의 취향은 한국이나 일본이나 다를 바 없다.

지난해 출국한 5백50만명의 내국인 중 1백10만명(20%)이 일본을 방문했다. 특히 최근에는 옷과 액세서리를 쇼핑하기 위한 한국 젊은 여성들의 발걸음이 도쿄로 몰리고 있다.

한국관광공사의 통계에 따르면 올해 1~6월 25만6천명의 여성이 일본을 찾아 1999년 동기에 비해 30.6%의 증가를 보였다. 그런가 하면 일본의 젊은 여성들은 거리를 산책하며 쇼핑을 하는 일상의 즐거움이 있다며 올 여름철 가보고 싶은 곳으로 한국을 유럽에 이어 둘째로 꼽았다.

도쿄의 각광받는 패션거리를 자세하게 소개한 '여자들의 동경 여행' 이라는 책자가 최근 출간돼 눈길을 끌고 있다.

저자 김명희(28.여.여행작가)씨는 이 책에서 아기자기하고 예쁜 인테리어 소품을 사려면 지유가오카(自由が丘)나 하라주쿠(原宿)를 공략하라고 권한다. 패션은 다이칸야마가 으뜸이며 명품에 목숨을 거는 사람이라면 아오야마(靑山)나 긴자(銀座)를 찾으라고 말한다.

그리고 신기하고도 재미있는 잡동사니를 마음껏 보고 싶거나 튀는 것을 좋아한다면 하라주쿠와 시부야(澁谷)골목을 찾으라고 한다.

김씨는 "여행도 전문화하고 있는데 최근 국내 젊은 여성들의 여행패턴이 조금씩 변하고 있다" 며 "도쿄에서 시간과 경비를 절약하면서 일본 멋쟁이들이 이용하는 곳을 찾아갈 수 있도록 책을 만들었다" 고 설명한다.

'…동경 여행' 에 실린 거리의 특징을 간략하게 소개하면 다음과 같다.

▶하라주쿠=일본 하면 가장 먼저 떠오르는 개성의 거리다. 귀고리가 대여섯개는 기본인 여성들의 알록달록한 헤어스타일은 정신을 쏙 뺀다. 만화 주인공을 흉내낸 패션이 심심치 않게 눈에 띈다.

최신 유행이 넘쳐나는 우라하라주쿠(裏原宿), 특이하고 세련된 캐주얼 중심의 오모테산도(表參道)등 전혀 다른 분위기의 상가들이 서로의 개성을 인정하면서 공존하고 있다.

▶시부야=각종 백화점과 크고 작은 옷집, 레스토랑 등이 모여있어 쇼핑.먹을 거리.놀거리의 천국이다. 거의 흑인에 가까울 정도로 까맣게 태운 얼굴에 무서운 화장, 하얗게 탈색한 머리, 아슬아슬한 짧은 치마 등 '강구로족' 으로 불리는 소녀들이 주름잡고 있다.

▶긴자=명품과 전통의 거리로 루이뷔통.샤넬.에르메스 등 최고급 해외 명품들의 단독 숍과 1백년 넘게 이어오는 레스토랑, 일본 최초의 백화점 등이 어울려 있다. 주로 직장여성들이 활동하는 곳으로, 캐주얼보다 정장을 입은 사람들을 많이 볼 수 있다.

▶아오야마=하라주쿠에서 길 하나로 연결되었지만 분위기는 정반대다. 조용한 길 구석구석에 명품점들과 고급 레스토랑, 유럽스타일의 오픈 카페가 즐비하다. 같은 명품거리이긴 해도 긴자보다 조금 젊은 분위기를 느낄 수 있다.

▶오다이바(お台場)=테마파크가 있으며, 여자들을 위한 쇼핑 명소다. 도쿄만에 접해 바다의 정취를 느낄 수 있으며 드라마나 만화에도 분위기 있는 곳으로 종종 등장한다.

▶롯폰기(六本木)=젊음이 열광하는 거리. 바와 클럽들이 모여있다. 거리를 지나다 보면 시끄러운 음악소리에 섞여 세계 각국의 언어가 들려올 정도로 외국인들이 도쿄에서 우선 찾는 곳이다. 일본 최고의 나이트클럽 벨파레가 있는 곳이기도 하다. 오후 7시가 넘으면 활기가 넘친다.

중앙 M&B(02-2000-6223)가 출간한 이 책은 젊은 여성들의 관심을 모으고 있는 도쿄 멋쟁이들의 단골집 3백59곳을 소개하고 있다. 2백49쪽. 1만2천원.

김세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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