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DVERTISEMENT

[타봤습니다] 미쓰비시 아웃랜더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지면보기

경제 15면

3000만원대 수입 가솔린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을 양분하던 혼다 CR-V와 도요타 라브4가 강적을 만났다.

미쓰비시자동차의 공식 수입원인 MMSK는 지난 7일 디자인과 성능을 향상시킨 아웃랜더(사진)를 출시했다. 부분 변경(마이너 체인지) 모델인 이 차는 기존 시장의 판도 변화를 가져올 만한 상품성으로 새 단장했다.

미쓰비시는 1980년대 후반까지만 해도 현대차에 기술을 전수해 준 ‘스승’이었다. 하지만 지금은 격세지감이다. 2000년대 초 리콜 은폐 사태를 겪고 난 이후 판매가 급감했다. 최근 수년간 연간 판매대수가 현대차의 절반에도 미치지 못한다. 웬만한 기술은 현대차가 거의 따라잡았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하지만 아웃랜더는 오래간만에 미쓰비시의 자존심을 보여준 차라는 평가를 받고 있다.

이 차는 우선 CR-V와 라브4에 비해 차체 크기와 적재 공간이 더 넓고 크다. 여기에 첨단 옵션을 듬뿍 달았다.

가장 큰 특징은 가벼운 알루미늄 루프를 적용해 핸들링이 민첩해진 점이다. 통상 SUV는 차체가 높아 코너에서 불안하게 움직이거나, 핸들링이 승용차보다 떨어졌다. 이 차는 이런 단점을 해결하기 위해 차량 상단부를 강판보다 5㎏ 가벼운 알루미늄으로 제작했다. 차체 높이가 70㎜ 낮아지는 효과가 있다는 게 MMSK의 설명이다. 이 회사 국윤길 팀장은 “알루미늄을 강철 차체와 접착하는 것은 고난도 기술이 요구된다”며 “아웃랜더는 항공기를 제조할 때 사용하는 리벳 접합(SPR) 기술과 구조용 접합제를 사용했다”고 설명한다. 외관도 새로워졌다. 스포츠카로 유명한 랜서 에볼루션의 라디에이터 그릴을 적용해 한층 스포티해졌다. 여기에 실버 루프레일도 외관을 돋보이게 한다.

3.0L V6 엔진은 최고 230마력에 최대 토크 29.7㎏·m을 낸다. 6단 자동 변속기와 궁합을 맞춰 1L로 9.5㎞를 달릴 수 있다. 2.4모델은 최고 170마력에 6단 무단 변속기(CVT)를 달고 10.7㎞/L의 연비를 낸다.

실내 정숙성은 흠잡을 데가 없다. 소음 차단 유리를 달아 동급 최고 수준이다. 시속 180㎞까지 속도를 높여도 차체 흔들림 없이 제대로 가속이 된다. 적재 공간은 쓸모가 많다. 푸조 3008처럼 트렁크 게이트를 위아래로 나눠 쓸 수 있는 크램 셸 방식이라 큰 짐을 실을 때 편리하다.

인테리어는 촘촘한 바느질 마감이 돋보이는 가죽 시트와 도어 트림이 고급스러움을 더해준다. 여기에 USB 연결단자, 스마트키, 전동 선루프, 락포드의 650W 프리미엄 오디오 등 고급차에 손색이 없는 편의사양을 적용했다. 3.0 모델은 제논 헤드라이트다.

경쟁 차종을 압도하는 또 다른 요소는 속도에 상관없이 2륜, 4륜으로 전환할 수 있는 전자제어 4륜 구동 시스템이다. 눈길에서는 4륜으로 바꿔 달리면 그만이다. 미쓰비시는 그동안 엔고 여파로 판촉을 제대로 하지 못하면서 수입차 시장에서 저평가받아왔다. 아웃랜더는 이런 미쓰비시의 부활을 기대하게 만드는 차다. 가격은 3.0이 4090만원, 2.4가 3690만원이다.

김태진 기자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