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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도은 기자의 hey man, why not] 남자들아, 이 봄엔 스카프야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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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21면

“하늘하늘 흐르는 스카프의 매력, 넥타이 풀고 살짝 튀어 보세요”

타이 대신 스카프를 맬 때는 가능한 은은한 색으로 고를 것. 대신 선명한 행커치프로 포인트를 준다.

남자들은 특별한 날, 튀는 색깔에 화려한 무늬의 넥타이를 매고 나온다. 넥타이는 남자들도 아름다워지고 싶다는 본능을 조심스레 표현하는 거의 유일한 분출구다. 화려한 넥타이를 맬 마음의 준비가 돼 있다면 살짝 눈만 한 번 옆으로 돌려 보자. 거기에 스카프가 있을 거다. 길고 하늘하늘한 천을 무심한 듯 걸치거나 여러 번 돌려 감아도 멋스럽다. 무늬나 컬러는 타이와 비교도 안 될 만큼 다채롭다. 부드럽게 흘러 내리는 스카프의 매력, 한두 가지가 아니다.

스카프에 도전한다면 올 봄이 적기다. 백화점부터 인터넷 쇼핑몰까지 ‘남자 스카프’가 지천으로 나와 있다. 왜 이렇게 많으냐고? 지난해 수많은 디자이너들이 올봄 남자패션에 스카프를 적용했기 때문이다. 에트로·보테가베네타·루이뷔통 등의 브랜드 컬렉션에서도 다양한 남자 스카프 연출법이 등장했다.

여자 소품이라며 꺼릴 필요도 없다. 실은 오래 전부터 남자들이 이미 하던 액세서리다. 기원 전 로마 병사, 중국 진시황 시절 군인들도 목에 짧은 천을 둘렀다. 17세기 크로아티아의 용병들은 얇은 천으로 만든 크라바트(cravat)를 맸다. 우리의 공군들도 ‘빨간 마후라의 사나이’ 아닌가. 넥타이 전에 스카프를 맸다는 얘기다. 소심해질 이유, 전혀 없다. 이제 연출하는 방법만 알면 된다.

초보에서 고수까지 스카프 연출법

스카프, 솔직히 남자가 하면 튀긴 튄다. 그런데 충분히 ‘수위 조절’이 가능하다. 스타일링하기 나름이다.


초보 단계 프티 스카프로 가볍게 손수건만한 프티 스카프를 권한다. 얇게 말아 두 번 매듭을 지으면 끝이다. 아저씨 등산객들을 생각하면 된다. 칼라가 없는 티셔츠·니트에 손쉽게 할 수 있다. 매듭은 어깨선에 걸칠 것. 하지만 가끔은 앞으로 매듭을 해도 좋다. 어릴 적 보이스카우트로 돌아간 기분이다. 또 다른 방법은 프티 스카프를 두세 번 접어 셔츠 안에 넣는 것이다. 단 색깔이 강렬해야 생기 있어 보인다. 셔츠 단추를 두 번째까지 푸는 것도 잊지 말자.

중급 단계 한 번 묶어 늘어뜨려라 멋을 냈지만 무심한 듯 보이고 싶은 수준이다. 일단 긴 스카프가 필요하다. 목에 둘러 매듭을 짓고 앞쪽 갈래를 뒤로 돌린 뒤 다시 앞쪽으로 빼주는 식이다. 이 때 감았던 부분을 고리 삼아 빠져 나와야 한다. 스카프가 늘어지는 만큼 색 선정이 중요하다. 셔츠·재킷과 같은 계열로 톤온톤 하는 게 무난하지만 보색으로 대비하더라도 명도·채도를 높이면 한결 부담이 덜하다. 키가 작다면 턱받이 모양을 권한다. 뒤로 묶어 앞에서 삼각으로 주름을 잡아주면 된다. 단 얼굴이 작아야 어울린다.

고급 단계 타이 대신 매라 쏟아지는 시선을 즐기는 자만이 할 수 있다. 일단 숄처럼 두르는 방법이다. 가슴 위쪽에서 한 번 감은 뒤 한 갈래만 반대편으로 넘기는 식이다. 어깨를 스카프가 가리기 때문에 멋 냈다는 느낌이 확 온다. 단정함을 1순위로 치는 남자들의 고정관념을 깨는 시도다. 더 작정하고 튀고 싶다면? 스카프로 타이를 매라. 가슴팍에서 남녀 성대비가 강렬하다. 단 스타일이 보통이 아닌 만큼 양복색이 들어간 은은한 스카프를 골라라. 또 타이와 달리 스카프를 맬 땐 양복 첫 단추를 풀어도 자연스럽다.

글=이도은 기자, 사진=권혁재 전문기자
촬영 및 스타일링 협조 에트로 (윤혜신 에트로 VMD 팀장) 모델 정성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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