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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의 영향력 커지는 상황서 한·미 FTA가 중대한 역할 할 것”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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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6면

이명박 대통령이 중국을 지렛대로 삼아 한·미 자유무역협정(FTA)의 조속한 비준을 미국 정부에 촉구했다. 워싱턴포스트(WP) 12일자에 실린 인터뷰에서다. 이 대통령은 “한·미 FTA가 단순히 경제협정의 문제가 아니며, 오바마 행정부의 신아시아 정책에 중대한 역할을 할 것”이라고 지적한 뒤 “미국 입장에서도 일본과 중국을 포함해도 아시아에 FTA를 맺을 적당한 나라가 많지 않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특히 “아시아 내에서 중국의 경제·군사적 영향력이 빠르게 커지고 있다”며 “미국이 (한·미 FTA와 관련해) 이런 상황을 종합적으로 평가해야 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이 대통령은 또 “FTA 법안은 시간의 문제이지, 결국 (미국 의회를) 통과할 것”이라며 “우리는 오바마 행정부의 능력에 기대를 걸고 있다”고 압박했다.

다음은 분야별 이 대통령의 인터뷰 답변 요지.

◆핵 안보 정상회의=“핵 안보 정상회의는 큰 의미가 있다. 소규모 핵무기들이 테러단체나 믿을 수 없는 나라들에 전달되는 데 대한 위협을 상기하는 계기가 될 것이기 때문이다. 북한이나 이란 등이 핵무기를 가지려는 시도를 막는 데도 성과가 있을 것이다. 최근 발표한 ‘핵 태세 보고서(NPR)’를 통해 미국은 한국에 핵우산을 제공할 것이란 점을 재확인했다. 이런 내용은 오바마 대통령이 (NPR 발표 전에) 전화로 미리 말해준 바 있다.”

◆한·미 동맹과 FTA 비준=“양국 국민은 어느 때보다도 한·미 관계가 실질적으로 증진됐다고 느낄 것이다. 한·미 FTA 비준도 단순한 양국 경제 협력의 차원을 벗어나 미국의 대아시아 전략에도 큰 영향을 미칠 수 있다. 한·중 교역 규모는 대일·대미 규모를 합친 것보다 많고, 그 차이는 갈수록 커질 것이다. FTA란 항상 부분적으로는 손해와 이익 요인이 있다. 이를 전체적으로 합쳐 플러스가 된다면 추진해야 한다. 한국도 상황은 비슷하다. 한국은 지금 중국과 상호 우호적인 경제협력관계를 지속하고 있다. 다만 경제적으로 너무 한 나라에 의존도가 크면 그렇게 바람직한 것은 아니라고 생각한다. 한·중 FTA를 할지 여부는 우리 측의 결정에 달려있다고 봐도 과언이 아니다. 사실 한국 입장에서 보면 중국이 첫 번째 투자국이다. 통상도 첫 번째다.”

◆북핵문제와 남북관계=“북한은 스스로 핵을 포기하지는 않을 것이다. 다만 북한이 새로운 전환기를 맞고 있다는 것을 부인하기 어렵다. 우리가 지속적인 대화를 하고, 이를 통해 북한이 핵을 포기하고, 우리가 북한을 돕는 프로그램을 제시해 설득하는 일이 가능하지 않을까 한다. 북한 정권을 무너뜨리는 데 목적이 있는 게 아니다. 북한은 옛날보다 경제가 더 어려워도 아사자(餓死者)는 적어진 것으로 알고 있다. (주민들이) 중국 등으로 개인적으로 드나드는 정도가 과거보다 많아져 다행히 훨씬 줄어든 것 같다. 이런 문제를 중국도 잘 알고 있을 것이다. (김정일 국방위원장이 중국에 가 도움을 요청해도) 중국의 지원은 제한적일 것이다.”

◆“천안함 단호히 대처”=“국제사회가 인정하는 조사 결과가 나오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고 본다. 그래서 투명하고 정확한 결과가 나오면 이에 대해 한국 정부가 대처할 것이다. 어떤 상황에서도 단호히 대처할 생각을 갖고 있다.”

워싱턴=서승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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