머독 "경영권 사수"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지면보기

경제 04면

'미디어의 황제'로 불리는 루퍼트 머독(사진) 뉴스 코퍼레이션 회장이 자사의 경영권을 빼앗길까봐 걱정하고 있다.

월스트리트 저널은 머독 회장이 적대적 인수합병(M&A) 기도를 막기 위해'포이즌 필'처방을 내렸다고 8일(현지시간) 보도했다.

'포이즌 필'은 증자를 할 때 기존 주주에게 신주를 싼 값에 주거나 임직원의 임금을 높이는 방식으로 인수 비용을 높여 적대적 M&A를 막는 것이다. M&A 방어 수단이 되는 동시에 장기적으로 기업 가치를 떨어뜨릴 수 있다는 점에서 투자자들 사이에'극약'처방으로 불린다.

머독 회장의 이 같은 결정은 미디어 투자업체인 리버티 미디어가 뉴스 코프의 지분을 9%에서 17%로 늘리기로 발표한 직후 나왔다. 리버티 미디어는 1999년부터 뉴스 코프의 지분에 투자해 머독 회장이 위성TV 업체인 다이렉트TV 등을 인수하는 것을 도왔다.

뉴스 코프 측은 "리버티 미디어뿐만 아니라 어느 누구든 뉴스 코프의 지분을 15% 이상 보유할 경우 '포이즌 필'을 적용할 것" 이라고 밝혔다. 이에 따라 특정인의 지분이 15%를 넘을 경우 뉴스 코프의 기존 주주는 반값에 자신이 소유한 주식 수만큼 신주를 살 수 있는 권리를 받게 된다.

이 회사 관계자는 "리버티의 지분매입은 협의도, 사전 통보도 없었다"면서 "주주들에게 최선의 이익을 보장해주기 위해 이 같은 방안을 마련했다"고 설명했다.

전문가들은 머독 회장 일가의 뉴스 코프 지분이 30%에 불과하기 때문에 뉴스 코프가 리버티 미디어의 적대적 인수 위협에 노출된 것으로 보고 있다.

김창규 기자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