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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러시아 "적대는 없다"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13면

[베이징=유상철 특파원] 중국의 장쩌민(江澤民)주석이 15일 러시아 방문길에 올랐다. 江주석은 16일 러시아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과 러.중 정상회담을 갖고 21세기 러시아와 중국 관계를 새롭게 정립할 '러.중 선린우호 및 평화협력 조약' 에 서명할 예정이다.

베이징의 정통한 외교 소식통에 따르면 중.러는 이번에 새로 체결할 우호조약에서 양국의 동반자 관계 강화와 러시아와 중국이 어떤 일이 있어도 서로 적대국이 되지 않는다는 두 가지 내용을 집중적으로 부각할 예정이다.

푸틴 대통령은 이번 회담에서 江주석에게 북대서양조약기구(나토)의 동진(東進)은 바람직하지 않으며 러시아가 중국에 위협이 될 어떤 군사.정치 그룹에도 참여하지 않을 방침임을 전달할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중.러 정상은 복잡한 국제 관계에 있어 어떤 문제가 발생하더라도 양국이 서로 적대국이 돼서는 안된다는 점에 의견 일치를 보고 이를 새로 체결할 양국 우호조약에 반영할 예정이다.

이는 중.러가 1994년 상호 보유한 핵무기를 상대에 조준하지 않는다는 성명을 발표한 이래 상호불가침 성격에 가까운 선언으로 커다란 의미를 갖는다고 할 수 있다.

江주석은 또 이번 러시아 방문에서 투폴레프(TU)-204 여객기 등 10대의 러시아제 항공기 구매 계약에 가조인하는 등 양국 경협 확대에도 나설 예정이다. 이같은 중.러의 밀착은 미국의 독주에 제동을 걸고 세계 질서의 다극화를 추진하려는 움직임의 하나로 분석되고 있다.

江주석은 러시아 방문에 이어 벨로루시와 우크라이나.몰도바.몰타 등 4개국을 순방한 뒤 오는 25일 귀국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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