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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OOK] 신입은 모르지, 상사의 거짓말 “아프면 쉬어”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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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3면

신입사원 필살기
박희진 외 지음
메디치
327쪽, 1만4500원

대한민국 20대 회사사용법
김정선 지음
웅진지식하우스
276쪽, 1만2000원

군소리부터 몇 마디 얹는다. 제목만 보고선 “이런 것까지 책으로 엮어야 하나” 싶었다. 『대한민국 20대 회사 사용법』(이하 사용법)은 대체 무얼 쓰는 방법을 알려준다는 걸까. 회사 전화 거는 법? 아님, 숙직실 이용 수칙? 무술 교본을 떠올리게 하는 『신입사원 필살기』(이하 필살기)란 제목은 또 어떻고. 아무리 과외가 몸에 익은 20대라지만 회사 생활까지 참고서를 뒤적여야 하나 싶어 괜히 서글퍼지기까지 했다.

한데, 책을 넘기면서 이 모든 선입견은 단번에 무너졌다. 절로 떠오른 ‘신입’ 시절의 추억 때문이다. 상사 호칭조차 몰라 우왕좌왕 했던 풋내기 시절 말이다. 미리 알았더라면 하지 않았을 사내 실수담이 우루루 쏟아지자 그제서야 무릎을 쳤다. 이런 책들 대체 왜 이제서야 나온거야!

[메디치 제공]

『필살기』는 생생한 사례가 빼곡한 책이다. 한 신문의 연재 칼럼 ‘신입사원 생존백서’를 바탕으로 엮었다. 기자들의 꼼꼼한 취재가 실감 나는 현장감을 더했다. 인맥 관리법부터 술자리 예절까지 112가지 실제 사례를 통해 알아보는 세밀한 회사 적응법이다.

그러니까 이런 식이다. 대기업에 갓 들어간 정씨가 전화를 받았다. “나 장상문데 김 부장 좀 바꿔줘요.” 정씨는 퉁명스럽게 “장상문씨 전화 왔습니다” 하고 전화를 넘겼다. 그런데 뒤이어 들려오는 부장의 목소리. “네 장 상무님 바로 올라가겠습니다.” 알고보니 장상문씨가 아니라 장 상무였던 것. 책은 이 대목에서 입사하면 회사 내 직급과 이름부터 익힐 것을 충고한다.

『필살기』엔 이런 웃지 못할 실수담만 담긴 게 아니다. 군데군데 기업 인사 전문가들의 실질적인 충고도 적어뒀다. “유사시에 대비해 다양한 교통수단을 확보해야 한다(남재구 LG전자 인사팀 과장)”, “사내 은어나 전문 용어를 빨리 숙지해야 한다(박태정 현대모비스 인사기획팀장)” 등이다. 이 밖에도 책은 사내 연애법이나 술자리에서 고기 굽는 법까지 친절하게 소개하고 있다. 갓 입사한 신입사원이라면 솔깃할 이야기들이다.

『필살기』가 실전 사례집이라면, 『사용법』은 체계적인 안내서에 가깝다. ▶어필링(Appealing)▶퍼포밍(Performing)▶커뮤니케이팅(Communicating)▶고잉업(Going Up) 등 네 가지 파트로 나눠 사회 생활의 기본기를 안내하고 있다.

특히 상사를 어떻게 대할지 몰라 쩔쩔매는 신입사원들이라면 새겨 들을 이야기가 많다.

선배들이 일하고 싶은 후배유형(열정 덩어리, 신입 맞나 싶은 실전형 인재, 포기를 모르는 독종 등)은 물론, 절대 믿어선 안 되는 상사의 거짓말(“아프면 집에 가서 쉬어”“간단히 보고해”등)까지 친절하게 적어뒀다. ‘누군가의 사람이란 말은 듣지 마라’ ‘유능한 인재보다 유연한 인간으로 승부하라’ 등 승진하는 법까지 상세히 적어뒀으니 꼭 20대가 아니더라도 회사원이라면 두고두고 참고할 만한 책이다.

 정강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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