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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이올리니스트 김지연 하반기 네차례 서울무대

중앙일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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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44면

바이올리니스트 중에는 예민한 성격의 소유자들이 많다.

손끝이 조금만 삐끗해도 음정이 미끄러지는 악기의 특성-이 점 때문에 첼로가 편하다는 사람도 있다-때문에 무대 위에선 신경이 곤두서게 마련이다. 하지만 바이올리니스트 김지연(31.사진)씨가 연주 도중 스스럼없이 청중에게 말을 건네면서 미소짓는 모습은 친구와 대화하듯 자연스럽고 정겹다.

1998년 뉴욕 컬럼비아대 병원 레지던트인 김유진(31)씨와 결혼한 후 한결 성숙해진 음악세계를 보여주고 있는 그가 올 하반기 네 차례 서울 무대에 선다.

14일 예술의전당에서 열리는 KBS교향악단의 '여름음악회' 에서 함신익의 지휘로 생상의 '론도 카프리치오' 와 사라사테의 '지고이네르바이젠' 을 들려주고, 9월 27일 예술의전당에서 첼리스트 양성원.피아니스트 강충모.기타리스트 장승호 등 국내 정상급 연주자들과 파야의 '6개의 스페인 민요' 등으로 실내악 무대를 꾸민다.

또 11월24일 런던페스티벌오케스트라 내한공연에서 차이코프스키의 '바이올린 협주곡' 을 들려준다.

또 공연에 즈음해 93년 이후 일본 데논 레이블로 내놓은 음반 중 하이라이트를 두장짜리 라이선스 CD로 엮었다.

아이드림 미디어(02-3775-1669)로 출시된 이 음반에는 라흐마니노프의 '보칼리즈' 등 소품과 멘델스존 협주곡, 포레.드뷔시.프랑크의 소나타 등 15곡이 수록돼 있다. 그동안 외국에서 네 장의 음반을 내고도 제대로 국내에 소개되지 않아 연주자 자신은 물론 음악팬들이 적잖은 아쉬움을 느껴왔다.

현대음악에도 관심이 많은 그는 최근 펜데레츠키의 '바이올린 협주곡 제2번' 을 작곡자의 지휘로 녹음했다. 이 음반은 낙소스 레이블로 곧 출시될 예정이다. 김씨는 올 12월께 첫 크로스오버 음반을 녹음할 계획이다.

두 대의 기타를 곁들인 색다른 편곡으로 팝음악과 가요를 연주할 예정이나 곡목은 아직 미정이다. 바이올리니스트 헨릭 셰링을 존경한다는 그는 따뜻한 톤과 유려한 선율로 정평이 나있다.

이장직 음악전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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