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자 세상 세번째 이야기] 갤러리아 천안점 이전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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갤러리아백화점 천안점이 15일로 영업을 종료하고 임시점을 연다고 한다. 20여 년 전 결혼 무렵 인연이 닿아 갤러리아백화점을 이용하게 되었는데 벌써 세월이 흘러 큰 아이가 올해 20살 대학생이 되어 함께 갤러리아를 이용하고 있다. 이제는 갤러리아 백화점이 내 집처럼 정이 들고 편안하게 자주 찾는 곳이라 임시점 소식은 다소 당황스럽다. 신규점으로 이전할 때까지 옮기지 않고 영업을 했으면 좋을텐데. 20년을 넘게 영업을 해 왔는데 몇 개월 더 계속 할 수 없는 이유를 이해할 수 없다.

“백화점이 없다면 얼마나 불편할까”라는 생각을 하면 백화점이 어느새 시민생활에 필수적인 편의시설임을 알 수 있다. 도심에 많은 상점들이 있지만 백화점같이 여러 개의 브랜드를 한 곳에 전시한 곳과 편리함을 비교하기 어렵다. 시민들의 생활은 일차적으로 소비에서 시작된다. 만족스러운 소비는 합리적인 가격에 품질이 좋은 상품을 편리하게 구매할 수 있어야 가능해진다. 백화점은 이러한 시민들의 욕구를 만족시키는 생활문화시설이다.

천안시가 교통·통신 수단의 발달로 수도권과 더욱 가까워지면서 시민생활이 여러모로 바뀌고 있다. 특히 시시각각 변하는 최신 트렌드에 민감해져 있다. 하루가 다르게 바뀌는 유행을 가장 먼저 알 수 있는 곳이 백화점이다.

사실 갤러리아 천안점은 서울이나 대전에 있는 백화점들에 비해 시설이 낡고 협소해 불만이 있었다. 백화점은 복합 생활문화 공간으로 쇼핑을 하는 시설 외에도 다양하게 즐길 수 있는 시설을 갖춰야 한다. 고객휴게실, 문화센터, 전문 식당가 등은 백화점이 고객들에게 서비스해야 하는 필수시설이다.

갤러리아백화점 신규점이 내가 살고 있는 불당동으로 이전한다고 하니 이용객으로서 기쁘고 기대가 된다. 신부동까지 거리는 멀지 않지만 이동하기에는 다소 부담스러웠다. 특히 오후 시간대에는 교통체증으로 인해 시간이 많이 걸렸다. 새롭게 지어지는 신규점의 화려한 외관, 넓어진 매장, 주차장, 휴게실, 편의시설 등이 자꾸 궁금해지고 문화센터도 같은 건물에 있다고 하니 나의 발전을 위한 취미생활도 적극적으로 생각해 보게 된다. 20년이라는 세월이 짧은 것도 아닌데 하루하루 변화무쌍한 이 시대에 한곳에서 꾸준한 발전을 해온 것은 모두의 노력과 땀이 가장 큰 몫을 했을듯 싶다. 넓고 좋은 시설의 신규점이 개점하면 좋은 브랜드의 상품과 서비스로 명품백화점의 맛을 느낄 수 있으리라 기대한다.  

황금숙(천안 서북구 불당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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