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거리는 '가방 전성시대'다.
가장 눈에 띄는 것은 노트북 가방이다. 너나없이 노트북을 들고다니는 시대이다 보니 노트북 가방이 패션코드로 떠오르면서 명품브랜드들도 속속 가세하고 있다. 그런가 하면 소형 디지털제품용 가방, 스포츠용 가방 등 기능성 가방도 다양하게 쏟아지고 있다. 유통업계 관계자들은 "디지털 세대의 휴대용품이 과거와 달라지면서 휴대용 가방 시장이 새롭게 열렸다"고 말한다. 개성 표현 욕구가 강한 신세대들이 불경기로 옷을 사기엔 부담스러워 가방과 같은 소품에 더 신경을 쓰기 때문이라는 분석도 있다.
◆ 패션코드로 떠오른 노트북 가방=노트북 제조사에서 준 검은색 공짜 가방은 이젠 구닥다리 유물이 됐다. 노트북 가방 시장에는 기능성보다 패션이 강조된 제품들이 한창 뜨고 있다. 비즈니스 타입의 일반형.숄더 백.가죽 케이스.백팩(배낭)형.여성용.알루미늄 하드 케이스 등 종류도 다양하다.
색깔이나 디자인 역시 상당히 튄다. 기능성의 측면에서도 휴대전화.디지털 카메라.명함.CD 등을 수납할 수 있는 포켓이나 홀더가 많이 들어 있다. 이탈리아 브랜드 MH WAY가 만든 백팩(신세계닷컴.1만4500원)은 손으로 들고 다니다 어깨끈을 내면 백팩으로 사용할 수 있다. '세느라인 백팩'(d&shop.3만6000원)은 앞면 사각 보조주머니를 떼어내 크로스백으로 따로 사용할 수 있는 제품. '타거스 백팩'(LG이숍.5만8000원)은 화려한 원색을 사용했다.
핸드백 모양의 여성전용 가방도 나왔다. 다코타의 '레이디 석세스'(롯데닷컴.17만9000원)는 화장품.거울 등 여성 필수품을 보관하는 공간이 따로 마련됐다. 모빌엣지 제품(테크노마트.12만9000원)은 악어가죽을 재료로, 핸드백을 닮은 모양이다.
테크노마트에서 노트북 가방 매장을 운영하는 김장수씨는 "디자인에 따라 노트북 가방의 매출이 좌우된다"고 말했다.
◆ 갖가지 기능성 가방=남성용 가방이 특히 많이 나왔다. 최근 휴대전화.디지털 카메라.MP3 플레이어.PDA 등 들고다닐 소형가전제품이 많아졌기 때문이다. 드라마나 광고에서 남자들이 정장을 한 채로 크로스 백이나 백팩을 맨 모습도 자주보인다.
레포츠가 인기를 끌면서 운동 중 물건을 갖고 다니는 수요도 늘어났다.
'G-bag'(인터파크.19만8000원)은 가방에 스피커와 미니 앰프를 달아 헤드폰 없이 음악을 즐길 수 있다. '발광(發光) 백팩'(인터파크.8만9000원)은 건전지를 넣으면 밤에도 불빛을 내 인라인 스케이트나 자전거를 안전하게 탈 수 있다. 자전거 손잡이에 다는 '다기능 카메라 가방'(옥션.9만5000원)과 안장에 매는 '안장 가방'(신세계닷컴.1만3000원) 등은 MTB 매니아를 위해 만들어졌다.
레포츠용만 있는 것은 아니다. ㈜휠팩의 바퀴 달린 쇼핑카트 '롤리'(이마트.1만1800원)는 물건 양에 따라 바퀴를 접었다 펼 수 있다. '다리미판 겸용 가방'(LG이숍.2만2800원)은 펼치면 다리미판이 되고 접으면 예쁜 가방이 된다. '퍼피하우스'(d&shop.4만원)는 소형 애완견을 넣고 다닐 수 있게 만들어졌다.
이철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