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린이 뇌수막염 올해 유달리 기승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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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5면

송현주(2 ·대전시 서구 삼천동)양은 지난 3일 오후 8시 30분쯤 갑자기 복통과 고열 ·구토증세로 충남대병원 응급실을 찾았다가 무균성(바이러스성) 뇌수막염이라는 진단을 받았다.

당시 이 병원 응급실에 있던 어린이 환자 13명 가운데 10명이 송양과 비슷한 증세로 치료중이었다.

해마다 이맘때쯤 유행하는 무균성 뇌수막염이 올해들어 유달리 기승을 부리고 있다.

충남대병원에 요즘 하루 20여명의 어린이가 찾고 있으며 이들 가운데 10명 가량이 입원치료를 받고 있다.

또 건양대병원에서는 지난달부터 많을 경우 하루 1백명에 가까운 어린이 환자가 같은 증세로 치료를 받고 있고 을지대병원의 경우 소아과 의사(총 4명)1명당 하루 평균 10∼15명의 뇌수막염 환자를 진료하고 있다.

강원도 원주 기독병원 소아과에도 지난달부터 지금까지 심한 감기증상으로 병원을 찾았다가 뇌수막염 진단을 받고 입원치료를 받은 어린이 환자가 1백여명에 이른다.강릉병원도 지난달 초부터 어린이 뇌수막염 환자 70여명이 찾아왔다.

이같은 환자 수는 1997년 바이러스성 뇌수막염이 사상 최악의 기승을 부렸을 때와 비슷한 추세라는 것이 소아과 의사들의 진단이다.

의료계에 따르면 무균성 뇌수막염은 낮 기온이 크게 올라가는 늦봄에서 초가을 사이 유행하는 질병으로 대부분의 환자들이 1주일이내에 자연치유지만 반드시 의사들의 진단을 받아보는게 좋다.

무균성 뇌수막염과 비슷한 증상을 보이는 환자 가운데 일부는 생명에 영향을 줄 수 있는 세균성 ·결핵성 뇌수막염에 걸린 경우가 있기 때문이다.

대전 을지대병원 소아과 이인규(35)교수는 “바이러스성 뇌수막염은 전염성이 강하기 때문에 가급적 사람이 많이 모이는 장소를 피하고 귀가시 세면등으로 청결을 유지하는 게 예방의 지름길”이라며 “현재 추세라면 앞으로도 한달여 동안은 조심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대전=김방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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