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DVERTISEMENT

생존자 발언으로 본 천안함 침몰 원인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지면보기

종합 04면

조타장 김병남 상사는 “암초에 걸리면 기본적으로 찢어지는 소리가 나고 배가 출렁인다”며 “그런 상황 때문에 외부 충격이 아닐까 생각한다”고 주장했다. 기관장인 이채권 대위도 “물이 샌다고 얘기하는 경우는 잘 모르는 대원들이 온도 차로 파이프에 물이 맺히는 것을 얘기하는 경우가 많다”며 “천안함은 물이 전혀 안 샜다”고 말했다. 탄약을 담당하는 오성탁 상사는 “(내부 폭발에 의해) 화염이 있다면 배에 불이 나고 화약 냄새가 날 것이지만 그 순간 화약 냄새는 전혀 나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외부 충격일 가능성은 생존자들이 들었다는 두 번의 폭발음과도 연결된다. 전탐장인 김수길 상사는 “안 자고 있었기 때문에 ‘쿵, 꽝’ 소리를 두 번 느꼈다” 고 말했다. 민·군 합동조사단도 이날 발표에서 “생존자 58명 모두 후미 충격과 함께 3~5초간 ‘꽝! 꽈~아앙’ 소리가 났고 정전과 동시에 일부 격실에 기름·해수가 유입되면서 갑자기 우현으로 90도 기울어졌다고 진술했다”고 밝혔다. 군 관계자들은 선체 밑에서 어뢰나 기뢰로 추정되는 폭발물이 터지면서 1차 폭음이 들렸고 이어 선체가 두 동강 나면서 2차 굉음이 났을 수도 있다고 주장하고 있다.

김민석 군사전문기자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