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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부클리닉] 왜, 어떻게 공부해야 하나 생각하면 습관이 바뀝니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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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2면

우스갯소리일 수 있지만 공부 못하는 학생의 특징을 살펴보면 이런 목록이 작성된다.

① 공부계획표가 초인적이거나 아예 없다.

② 공부하기 전에 책상 정리 등 워밍업 시간이 공부시간의 세 배를 넘는다.

③ 공부하는 위치가 점차 아래(책상→ 밥상→ 소파→ 침대)로 내려간다.

④ 공부할 때나 등교할 때만 되면 이상하게 머리나 배가 아프다.

⑤ ‘공부하고 자야지’가 아니라 ‘좀 자고 맑은 머리로 공부하자’고 하고 일어나면 아침이다.

⑥ 공부방에만 들어가면 목이 타고 소변이 마려워 부엌과 화장실을 들락거린다.

⑦ 시험 때만 되면 평소엔 거들떠보지도 않던 뉴스나 신문이 오락프로그램 만큼 재미있다.

⑧ “이번 시험에서 몇 등 안에 들면 갖고 싶은 물건 사줘요”라고 부모와 약속했다가 막상 시험 기간이 되면 그 물건이 필요 없다고 한다.

⑨ 시험기간에 함께 포기한 진정한(?) 친구와 100통이 넘는 메시지가 오간다.

⑩ 성적표가 나오면 내 밑에 몇 명이 있는지 세어본 후 스스로를 위로한다. 

“바로 나를 두고 하는 얘기 같다”며 머쓱하게 웃는 학생이 많다. 바로 이런 학생들에게 필요한 것이 자기주도학습을 위한 공부습관 개조 프로그램이다. 이 프로그램은 국·영·수 같은 교과목을 다루기 전에 왜 공부해야 하며, 또 어떻게 공부해야 학업성취도를 극대화할 수 있는가에 초점이 맞춰져 있다. 이를 위해 학생의 잠재력과 학업역량을 더욱 높일 수 있도록 계획을 짜고 실행하고 수정하는 과정이 필수적이다. 또 공부를 하는 데 필요한 기억력, 집중력, 창의적인 문제 해결력을 증진시킬 수 있는 내용도 포함돼 있다. 게다가 자기관리, 대인관계기술, 스트레스 관리와 같은 심리사회적 요인들도 다루므로 학생들의 성격·감정·가치관 등 개인적 성장과 적응에도 긍정적인 성과를 얻을 수 있다. 이런 프로그램을 선진국에서는 “공부를 위한 공부(learn for learn)”라고 부르며 매우 일반적으로 적용하고 있다.

우리나라 3대 거짓말에 “늙으면 죽어야지(노인)” “시집 안 갈래(노처녀)” “밑지고 팝니다(장사꾼)”가 등장한다. 공부에도 흔히 우등생들의 3대 거짓말로 여겨지는 것이 있다. “공부가 제일 쉬웠어요” “수업 충실히 듣고 예·복습을 철저히 했을 뿐” “부모님이 믿어주신 덕분”이 바로 그것이다. 이런 우등생들을 보면 우리는 “사교육은 안 받고?”라고 의심의 눈초리를 보내지 않을 수 없다. 우등생의 3대 거짓말이 ‘진실’로 마음에 와닿게 하기 위해선 공교육 안에 공부습관개조 프로그램이 조속히 도입돼야 할 것이다.

정찬호 마음누리클리닉 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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