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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이션 와이드] 7번국도엔 낭만이 가득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20면

승용차를 몰고 확 트인 도로를 달리다 보면 공해와 일상 생활에 찌든

피로가 싹 가신다.7번 국도.국내에서 세번째 긴 이 길은 파도가 넘실대는 동해 바다와 항·포구,산과 계곡,문화유적지를 동시에 즐길 수 있는 환상의 코스다.

동해안 최북단인 통일전망대에서 강원 ·경상도를 거쳐 부산까지 이어지는 1천3백리길 7번 국도.동해안을 따라 끊임없이 이어지는 1백20여개의 해수욕장과 항 ·포구,울창한 산림 ·청정 계곡 ·문화 유적지가 파노라마처럼 펼쳐진다.

"이길따라 쭉가서 금강산까지 구경할 수 있으면 얼마나 좋을까…."

지난 24일 강원도 고성군 통일전망대를 찾은 이지형(李智炯 ·39 ·경기도 용인시)씨는 철조망 너머로 어슴프레 보이는 북녁 산하를 바라보며 생각에 잠겼다.

7번 국도 북쪽 끝에 이르면 미지의 땅에 대한 그리움과 안타까움이 저절로 생겨난다.두만강 하류로 이어지는 북한 쪽 동해안을 구경할 수 없다는 아쉬움에 통일의 염원도 다져보게 된다.

#절경에 취해볼까-강원

승용차 편으로 7번 국도를 운전하다 보면 한적한 바다와 항 ·포구의 풍경에 마음이 평온해 진다.동해안 북쪽 끝인 강원도 고성군 지역은 피서철에도 다른 곳보다 조용한 것이 특징이다.

4차선이 시작되는 간성을 거쳐 속초시 경계까지 내려오다 보면 1996년에 이어 지난해 또다시 발생한 대형 산불로 벌거숭이가 된 산들이 가슴을 저미게 한다.

속초에 진입해 다소 혼잡한 시내길을 지날때 쯤되면 허기가 지기 마련이다.

금방 잡아온 생선을 즉석에서 회로 만들어 파는 노점상이 밀집한 대포항에서 차를 세우고 회와 매운탕으로 식사를 하면 어느 식도락가가 부럽지 않다.요즘은 싱싱한 생선이외에 동해안 명물인 오징어가 입맛을 돋군다.

이때쯤되면 7번 국도에서 서쪽으로 20여분 거리인 설악산의 풍광이 여행객들을 유혹한다.

양양읍내에서 도로를 잠시 벗어나 산림이 수려한 한계령 방면으로 가다보면 오색온천과 오색약수터가 반갑게 손짓한다.

양양읍에서 강릉방면으로 개설돼 있는 4차로 직선 도로는 비릿한 바다내음과 함께 함께 차창 너머로 보이는 깨끗한 백사장,넘실대는 동해바다 파도가 일품이다.

강릉시내 주변에는 문화유적지와 박물관이 많다.관동팔경의 하나인 경포대와 율곡 이이 선생의 탄생지인 오죽헌,조선시대 상류층의 주거형태를 간직하고 있는 선교장 등-.

1백년의 축음기 역사와 세계 명품 오디오를 한눈에 볼 수 있는 '참소리 축음기 에디슨 박물관'도 들러볼만하다.

강릉을 빠져나와 동해시 쪽으로 달리다보면 96년 북한 잠수함 침투지가 나오고 해돋이 명승지인 정동진에 이르게된다.

국내 기차역(驛)중 바다와 가장 가까이 위치해 있다는 정동진역과 모래시계 공원,범선 카페와 조각 ·장승으로 꾸면진 해돋이 공원 등 볼거리가 풍성하다.

정동진에서 옥계면까지 이어진 길은 마치 산악 도로같다.수령 30년이 넘는 소나무숲 사이로 희끗희끗 보이는 망상해수역장을 지나 동해 시내에 들어오면 국내 유일의 도심지 천연 석회동굴인 천곡동굴이 나타난다.1.4㎞길이의 동굴에 들어갔다 나오면 한여름에도 한참동안 서늘함이 가시지 않는다.

이곳에서 20여분쯤 거리인 무릉계곡에서의 가벼운 산행도 즐겁다.

삼척∼맹방,궁촌∼원덕 구간은 7번 국도 중 대표적인 드라이브 코스.국도가 해안 절벽을 끼고 돌기 때문에 풍광이 단연 으뜸이다.근덕면 초곡 ·부남,원덕읍 갈남·신남마을은 동해안에서도 가장 한적하고 아름다운 어촌으로 꼽힌다.

#시원한 수평선-경북

강원도 원덕읍을 지나서 나타나는 경북 울진은 수평선이 아득하게 펼쳐진 동해의 시원한 모습을 볼 수 있는 곳이다.울진 ·영덕 ·포항 구간엔 해수욕장 20여개가 몰려있다.도다리 ·광어 ·붕장어 등 싱싱한 회를 싼 가격에 맛볼 수 있는 횟집도 즐비하다.

7번 국도에서 좌회전해 다리를 건너면 갈매기가 날고 통통배가 드나드는 전형적인 어촌마을인 영덕군 강구항이 모습을 드러낸다.TV 드라마 '그대 그리고 나'의 촬영지로 알려진 이후 관광객이 끊이지 않는 이곳에는 특히 해안가에 빼곡이 들어선 대게집에서 삶아주는 대게맛이 일품이다.

관광객 김형길(40 ·대구시 대명동)씨는 "시원한 바다와 활기찬 시장모습을 보니까 스트레스가 확 풀린다"고 말했다.

국도변 삼사해상공원 정상에 오르면 동해바다가 한눈에 들어온다.바닷바람을 맞으며 해돋이를 감상하는 재미가 쏠쏠하다.

이곳에서 방향을 오른쪽으로 잡으면 태백산맥의 절경을 감상할 수 있는 드라이브 코스가 나타난다.

울진읍 남쪽으로 5㎞쯤 떨어진 수산교 초입에서 오른쪽으로 난 36번 국도를 따라 난 봉화읍 방면 왕복 2차로가 환상의 드라이브 코스다.상쾌한 공기에 가슴이 탁 트이고 불영계곡의 갖가지 바위들과 험준한 산세가 삶의 활력을 더해준다.

다시 남쪽으로 이어지는 국도변엔 산과 들 ·바다가 이어진다.

하지만 갯내음과 상큼한 풀내음은 여기서 끝이 난다.포항∼경주∼울산∼부산을 잇는 구간은 산업의 동맥 역할을 하는 분주한 도로로 변했기 때문이다.

홍창업 ·홍권삼 기자

*** 7번 국도는…

관광국도 역할외에 고속도로망이 빈약한 동해안 지역(동해고속도로가 유일)의 주 간선도로 기능을 한다.1971년 일반국도로 지정된 7번국도 구간은 부산시 중구∼함경북도 온성까지다.북한측 도로까지 합칠 경우 총연장은 1천4백㎞.

고성군 현내면 통일전망대까지 이어지는 남측 구간은 5백 13㎞다.

국내 49개 국도 가운데 3번(5백51㎞) ·5번 국도(5백20㎞)에 이어 세번째로 길다.전체 구간 가운데 민통선부터 통일전망대까지의 4㎞구간만 비포장이고 나머지는 포장돼 있다.

북측 구간은 대부분의 구간이 비포장이고 오솔길과 같은 옛날 길 모습을 그대로 간직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포장구간중 2백88㎞는 4차선 도로이고 나머지 2백21㎞는 2차선이다.오는 2010년이면 전 구간이 4차선 도로로 확장된다.7번 국도를승용차로 종주하려면 9시간 가량 걸린다.

*** 7번 국도는…

관광국도 역할외에 고속도로망이 빈약한 동해안 지역(동해고속도로가 유일)의 주 간선도로 기능을 한다.1971년 일반국도로 지정된 7번국도 구간은 부산시 중구∼함경북도 온성까지다.북한측 도로까지 합칠 경우 총연장은 1천4백㎞.

고성군 현내면 통일전망대까지 이어지는 남측 구간은 5백 13㎞다.

국내 49개 국도 가운데 3번(5백51㎞) ·5번 국도(5백20㎞)에 이어 세번째로 길다.전체 구간 가운데 민통선부터 통일전망대까지의 4㎞구간만 비포장이고 나머지는 포장돼 있다.

북측 구간은 대부분의 구간이 비포장이고 오솔길과 같은 옛날 길 모습을 그대로 간직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포장구간중 2백88㎞는 4차선 도로이고 나머지 2백21㎞는 2차선이다.오는 2010년이면 전 구간이 4차선 도로로 확장된다.7번 국도를승용차로 종주하려면 9시간 가량 걸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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