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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타가 반한 책] 영화배우 설경구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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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들은 배우를 특별한 직업으로 생각하는 경향이 있다. 나에 대해선 체중에 관한 얘기가 많다. 영화에 따라 몸무게를 고무줄처럼 늘렸다 줄였다 하니 꽤 신기한 모양이다. 하지만 배우는 결코 특별한 사람이 아니다. 보통 사람처럼 오늘을 성실하게 살려고 할 뿐이다. 내 연기 모토는 ‘감정에 충실하라’다. 말이 통하지 않는 사람이라도 느낌은 교류할 수 있다.

연말에 개봉할 영화 ‘역도산’을 지난 4월부터 넉 달 동안 일본에서 촬영하면서 이런 소박한 진실을 다시금 새겼다. 일본 배우·스태프와 의사 소통이 힘들었지만 감정이 통하고 나니 연기에는 별다른 어려움이 없었다. 그때 지인에게서 선물 받은 책 『선물』(스펜서 존슨, 랜덤하우스중앙)을 짬짬이 읽었다.

평소 내가 생각했던 연기관과 『선물』의 핵심은 놀랍게도 일치했다. 인생이란 고단한 여정에서 받을 수 있는 최고의 선물은 바로 현실에 충실하라는 것. 한 소년이 성인으로 성장해가면서 터득한 삶의 진실은 그토록 단순하고 명료했다. 앞날에 대한 욕심을 버리고 현재에 최선을 다하는 것. 너무나 상식적이지만 반대로 그만큼 실천하기도 어려운 말이지 않을까. 앞으로 남은 연기 생활에서 잊지말아야 할 ‘보물’을 찾은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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