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벌들의 상황이 어떤가.
“2000년대 초반부터 아까시나무에 혹파리가 많이 번지면서 꿀 수확량이 확 줄었다. 꾸준한 방제로 2007년부터 혹파리는 많이 줄었는데 이번엔 겨울에 너무 가물어 꽃에 꿀이 많이 차지 않았다. 올해도 3월에 반짝 춥고 비가 많이 왔다. 일벌들의 세대교체기인데 기후가 좋지 않아 걱정이다.”
-미국처럼 벌이 집단으로 사라지는 현상(CCD)이 아니냐는 우려도 있다.
“미국의 양봉은 꿀 수확이 아니라 아몬드 농장에 수분용 벌을 공급하는 것이 목적이다. 아몬드의 꿀은 영양이 부실한 편인데, 이게 벌의 면역체계에 영향을 미쳐 CCD의 중요한 원인 중 하나가 된 것으로 보인다. 반면 한국의 벌들은 봄부터 여름까지 다양한 나무에서 꿀을 얻기 때문에 상대적으로 건강한 편이다. 한국에서도 가끔 벌들이 집단으로 사라지는 경우가 보고되는데 농약이나 질병의 영향이 큰 것으로 보인다. 바람이 강하게 불면, 일벌들이 쓸려가 돌아오지 못하는 경우도 있다.”
-벌과 꿀이 줄어드는 문제를 해결하는 방법은 없을까.
“CCD만 해도 수십 가지 원인이 있을 수 있다. 그 많은 원인을 찾아 대책을 만드는 것은 불가능하다. 그보다는 면역을 증가시켜 건강한 벌을 만드는 방법이 낫다. 미국 연구 결과 밀원(蜜源·꿀벌의 먹잇감)만 개선해도 CCD 현상이 사라진다고 한다. 연구원에서도 면역체계를 개선하는 새 밀원을 개발하고 있다.”
최현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