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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립농업과학원 최용수 박사 “건강한 꿀벌 만들려 새 먹잇감 개발 한창”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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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15면

한국에서도 몇 년 전부터 벌의 수가 줄고 꿀 수확량도 감소하는 현상이 벌어지고 있다. 일부 농가에서는 미국에서 보고된 CCD(군집 붕괴 현상)가 아닌지 의심하기도 한다. 하지만 국립농업과학원 잠사양봉소재과 최용수(사진) 박사는 한국의 경우 전형적인 CCD와는 다르다고 본다. 그보다는 기후나 병해충과 밀접한 연관이 있다는 견해다. 최 박사는 면역력을 높여 건강한 벌을 만드는 근본적인 해결책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최근 벌들의 상황이 어떤가.

“2000년대 초반부터 아까시나무에 혹파리가 많이 번지면서 꿀 수확량이 확 줄었다. 꾸준한 방제로 2007년부터 혹파리는 많이 줄었는데 이번엔 겨울에 너무 가물어 꽃에 꿀이 많이 차지 않았다. 올해도 3월에 반짝 춥고 비가 많이 왔다. 일벌들의 세대교체기인데 기후가 좋지 않아 걱정이다.”

-미국처럼 벌이 집단으로 사라지는 현상(CCD)이 아니냐는 우려도 있다.

“미국의 양봉은 꿀 수확이 아니라 아몬드 농장에 수분용 벌을 공급하는 것이 목적이다. 아몬드의 꿀은 영양이 부실한 편인데, 이게 벌의 면역체계에 영향을 미쳐 CCD의 중요한 원인 중 하나가 된 것으로 보인다. 반면 한국의 벌들은 봄부터 여름까지 다양한 나무에서 꿀을 얻기 때문에 상대적으로 건강한 편이다. 한국에서도 가끔 벌들이 집단으로 사라지는 경우가 보고되는데 농약이나 질병의 영향이 큰 것으로 보인다. 바람이 강하게 불면, 일벌들이 쓸려가 돌아오지 못하는 경우도 있다.”

-벌과 꿀이 줄어드는 문제를 해결하는 방법은 없을까.

“CCD만 해도 수십 가지 원인이 있을 수 있다. 그 많은 원인을 찾아 대책을 만드는 것은 불가능하다. 그보다는 면역을 증가시켜 건강한 벌을 만드는 방법이 낫다. 미국 연구 결과 밀원(蜜源·꿀벌의 먹잇감)만 개선해도 CCD 현상이 사라진다고 한다. 연구원에서도 면역체계를 개선하는 새 밀원을 개발하고 있다.”

최현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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