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육부총리 방북때 "김일성묘 방문희망"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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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1면

지난해 10월 북한노동당 창건 55주년 기념행사 때 '한완상(韓完相)교육부총리(당시 상지대 총장)의 평양 행적' 을 놓고 논란이 벌어지고 있다.

이종찬(李鍾贊)전 국가정보원장이 월간중앙(7월호.18일 발매)과의 인터뷰에서 "韓부총리가 북한 사람들에게 김일성(金日成)묘역에 가보고 싶다고 부탁했다" 고 주장했기 때문이다.

반면 韓부총리는 "사실과 정반대다" 라고 일축했다.

韓부총리는 당시 대학 총장 자격으로 북한측 초청을 받고 42명의 남측 대표단 단장으로 북한을 다녀왔다.

◇ 李전원장 주장=다음은 인터뷰 내용.

"한완상씨가 북한에서 이런 일이 있었어요. 韓씨가 고려호텔에서 북한사람들을 만나서 김일성 묘역에 가보고 싶다, 이렇게 부탁을 했어요. 여기서는 안 가겠다고 그래놓고 말이지…. 오히려 북한사람들이 말렸어요. 자기들 입장이 난처하니까. "

- 김일성 묘역에 가는 것이 문제가 되나.

"거 왜 시신(屍身) 앞에서 참배하겠다는 뜻이지. 대한민국 사람들이 너무 가볍게 굴어서 탈이야. 대북문제는 특히 그래요. 딱 버티는 사람이 있어야지 그런 사람이 부총리나 되고…. "

◇ 韓부총리 반박= "같이 간 일행 중 일부가 김일성 묘역을 참배하는 계획이 들어가야 한다는 얘기를 했다. 그때 오히려 내가 '참관하러 오라고 했지 참배하라는 게 아니다. (참배하고 남한에 가면)앞으로 남북관계에 걸림돌이 될 것' 이라고 설명하며 말렸다. 이런 내용을 북한 당국에 알렸으며 그래서 북측도 일행들을 묘역에 데리고 가지 않았다. "

韓부총리는 본지 기자의 질문에 이렇게 강조한 뒤 "이같은 내용은 박재규(朴在圭)전 통일부 장관도 잘 알고 있다. 이종찬 전 국정원장이 왜 그런 말을 했는지 도무지 이해할 수 없다" 고 말했다.

◇ "DJ 중도우익에 서야" =인터뷰에서 李전원장은 "최근 김대중 대통령이 일부 시민운동의 목소리에 지나치게 경도돼 있다. 金대통령이 성공한 대통령이 되려면 중도우익을 끌고가야 하는데 그렇지 못하다" 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金대통령이 실패한 대통령이 되면 역사에 큰 비극이 된다. 金대통령이 민주화를 이룩했고 남북화해를 이루었으니 이제는 국내 정치에서 벗어나 초월적 위치로 가야 한다. 그렇게 하지 않으면 과거의 사례로 볼 때 퇴임 후에 어떤 일이 벌어질지 알 수 없다" 고 말했다.

오민수.강홍준.최익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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