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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pecial Knowledge <148> 독도법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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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18면

중앙일보가 매주 금요일자에 발행하는 주말 섹션인 week&에 요즘 등산 지도를 싣고 있습니다. 산을 좋아하는 독자분들께 유용한 정보원이 되리라고 자신합니다. 그런데 산을 좋아하더라도 지도를 제대로 보지 못한다면 ‘그림의 떡’이 될 수 있습니다. 아무리 잘 알고 있는 등산코스라도 지도를 들고 가야 합니다. 산에서 변수는 많으니까요. 지도를 보는 법, 독도법을 정리해 봤습니다. 독도법은 생존 기술의 하나입니다.

김홍준 기자

축척 1:2만5000 지도상의 1cm, 실제거리는 250m입니다

축척

실물을 기호로 단순화하여 평면으로 옮긴 것이 지도입니다. 즉 2차원인 평면에 3차원의 세계를 옮겨 놓은 것입니다. 우리가 지도를 볼 때는 하늘에서 땅을 보고 있다고 생각하면 됩니다. 실물은 1:1입니다. 우리가 흔히 보는 1:2만5000 지도는 실물을 2만5000분의 1로 축소한 것입니다. 지도상의 1㎝는 실제로는 2만5000㎝, 즉 250m가 됩니다. 지도상의 4㎝는 1㎞가 되는 거죠. 1:5만 지도는 지도상의 1㎝가 500m가 되겠죠? 5만보다 2만5000이 1에 가까우므로 1:2만5000이 1:5만보다 상세한 지도입니다. 아래 그림은 1:7만 축척의 지도 중 일부입니다. 문제 (1) 세걸산에서 바래봉까지는 지도상으로 4㎝네요. 그럼 실제 거리는 어느 정도 될까요.

다양한 북

모든 방향은 북이 기본입니다. ‘동서남북’이 떠올라 동을 기준으로 보면 안 됩니다. 북에는 진북(True North), 자북(Magnetic North), 도북(Grid North) 세 종류가 있습니다. 진북은 자오선상의 남극점과 북극점을 연결한 북극성 방향으로 영원히 변하지 않습니다. 자북은 나침반의 자침이 가리키는 곳으로, 캐나다 허드슨만 북쪽입니다. 매년 자리를 옮기죠. 도북은 지도상의 북쪽을 말합니다. 진북은 일정한데 자북이 옮겨 다니면 편차가 생깁니다. 이를 자침편차각(자편각)이라고 합니다. 진북과 도북의 차이는 도편각, 도북과 자북의 차이는 도자각이라 하죠. 지구 자장의 영향이 지역마다 다르기 때문에 도자각은 모든 지도에 표기하게 되어 있습니다.

색깔

갈색은 땅과 관련한 모든 것을 나타냅니다. 낮은 곳은 갈색이 연하고 높은 곳으로 갈수록 점점 진해집니다. 청색은 물과 관련된 모든 정보를, 흑색은 건물ㆍ지명ㆍ행정구역 경계선 등 인위적인 정보를 대표합니다. 적색은 국경선ㆍ도로ㆍ등산로를, 녹색은 산림과 관계된 것을 나타내고요. 자, 다시 퀴즈. 문제 (2) 아래 지도상에서 직전~용수바위의 등산로를 따라 올라가면 물길을 몇 번 건너야 할까요. 참고로, 그림 위쪽이 오르는 방향입니다.

등고선

같은 높이를 이은 선을 등고선이라고 합니다. 지도상의 한 등고선을 잡아 계속 따라가 보세요. 넓게 도는 것도, 짧은 것도 있습니다만 같은 선은 모두 같은 높이입니다. 등고선 간격이 좁으면 짧은 거리에서 고도 차가 많다는 뜻입니다. 그러니 지형이 가파르겠죠. 반대로 간격이 넓으면 지형이 완만하겠죠. 등고선이 정상에서 산 아래 방향으로 볼록하게 튀어나오는 모양이 계속 이어지면 그곳은 능선이 됩니다. 반대로, 오목하게 들어간 부분은 계곡입니다. 능선이 계곡보다 높죠? 그래서 능선에는 같은 수평의 선에 있는 계곡보다 높은 등고선을 넣었습니다. 능선의 등고선 모양이 볼록한 이유입니다. 아래 그림을 보세요. 문제 (3) 어디가 능선이고 어디가 계곡일까요. 1번 선은 ( ), 2번 선은 ( ), 3번 선은( )

자북선

앞에서 진북과 자북은 서로 다르다고 말씀 드렸습니다. 지도의 북쪽은 도북이고 나침반은 항상 자북을 가리킵니다. 도북과 자북의 차이, 즉 도자각은 지도 하단에 표시되어 있습니다. 아래 지도는 도자각 7도라고 나왔네요. 나침반을 사용할 때는 지도 위에 자북선을 긋는 게 좋은데요, ①지도상의 도자각을 살핍니다. ②360도에서 도자각만큼 뺍니다. 한국은 서편각이므로 빼기를 해야 합니다. 동편각이라면 더하기를 해야죠. 도자각이 7도라면 그만큼 나침반 눈금테를 왼쪽으로 돌려 진행선에 맞춥니다. 353도가 나오겠죠. ③북방 지시 화살표를 도북선에 맞춥니다. ④나침반의 좌우에 선을 긋습니다. 일정한 간격으로 지도에 연속적으로 그려 나갑니다. 도북과 진북(경도)이 일치하는 지도도 있습니다. 도북이 표시되지 않을 수도 있습니다. 이때는 진북과 자북의 차이인 자편각과 도북과 자북의 차이인 도자각이 같습니다.

지도정치(正置)

지도를 실제 지형과 같은 방향으로 놓는 것을 말합니다. ①지도 위에 나침반을 올려 북방 지시 화살표와 자북선이 일치하도록 합니다. ②자침 앞쪽이 북방 지시 화살표와 일치하도록 지도를 돌립니다. 실제 능선과 지도상의 능선이 같은 선상에 놓이도록 지도를 이리저리 돌리는 것도 정치라고 할 수 있습니다.

방위각 측정

방위각이란 목표 지점이 현재 지점에서 북쪽으로부터 얼마만큼 시계 방향으로 돌아갔나를 나타내는 것입니다. 각도기까지 휴대하려면 불편합니다. 나침반을 각도기처럼 사용하는 게 방위각입니다.

①지도 위에서 나의 위치(A)와 가고자 하는 지점(B)을 찾습니다. ②나의 위치와 가고자 하는 방향을 일직선으로 긋습니다. 나침반 옆면을 대고 진행 화살표가 목표 지점으로 향하게 합니다. ③나침반을 돌려 북방 지시 화살표가 자북선과 일치되게 합니다. 자침의 방향은 무시합니다. ④도수지시선에 나타난 숫자가 현재 위치에서 목적지의 ‘방위각’입니다.

지도가 아니라, 실제 지형에서는 ①자신이 서 있는 곳에서 나침반의 진행 화살표를 지형상의 목표물로 향하게 한 뒤 ②자침이 북방 지시 화살표와 일치하도록 다이얼을 돌립니다 ③ 역시 도수지시선에 나타난 숫자가 목표물의 방위각이 됩니다.

방위각 이용하기

안개가 자욱해 시야가 제한될 때, 갈림길에 이르렀을 때 어느 쪽으로 이동해야 할지 방위각이 정답을 줍니다. ①도수지시선에 방위각을 맞춥니다. ②나침반의 북방 지시 화살표와 북침이 겹쳐지도록 몸을 돌려보세요. ③두 직선이 겹쳐지는 순간, 진행 화살표가 가리키는 방향으로 나아가면 목표하는 곳에 다다를 수 있습니다. 등산로는 구불구불하기 때문에 시시각각 방위각을 확인해야 합니다.

나는 지금 어디에 있지?

지도와 나침반은 들고 있고 내가 지금 어디에 있는지 모른다면 어떻게 해야 할까요. ①자신이 능선이나 계곡, 임도 등 어느 곳에 위치해 있는지는 대충이라도 알아야 합니다. 그리고 독특하면서도 큰 지형물을 찾습니다. 지도에 나올 가능성이 크니까요. ②나침반을 왼손에 올리고 45도 아래 방향으로 볼 수 있도록 가슴 앞에 놓습니다. ③나침반의 진행선을 목표물로 향하게 합니다. ④자침과 북방 지시 화살표가 일치하도록 다이얼을 돌립니다. ⑤도수지시선에 나타난 각도가 현재 내 위치에서 목표물을 바라본 각도입니다. ⑥나침반 옆면의 위쪽이 지도상의 목표물에 닿도록 지도에 올립니다. 북방 지시 화살표와 지도의 자북선이 일치하게 나침반을 돌립니다. 나침반 옆면을 선으로 길게 긋습니다. 이때 옆면은 나침반을 돌릴 때 축이 된 곳과 이웃한 옆면이어야 합니다. 그 선과 자신이 서 있는 능선(계곡이나 임도)이 만나는 지점이 지도상의 자기 위치입니다. 목표물을 두 지점으로 정하는 크로스 체크를 하면 정확성을 높일 수 있습니다.

저 봉우리는 지도 어디에 있지?

지도정치를 통해 지형을 파악할 수 있습니다. 그러나 초보자는 다음과 같은 방법이 필요합니다. ①지도 위의 자기 위치를 찾습니다. ② 실제 지형에서의 방위각을 측정합니다. ③나침반의 옆면 밑부분을 지도 위의 자기 위치에 맞춥니다. 보조지시선이 자북선에 일치하도록 나침반 모서리를 축으로 하여 나침반을 돌립니다. ④나침반 옆면에 선을 길게 긋습니다. 역시 옆면은 나침반을 돌릴 때 축이 된 곳과 이웃한 옆면이어야 합니다. ⑤방금 그은 선상에 자신이 실제로 본 목표물이 있습니다.

지도의 이 봉우리는 실제로 어디에 있지?

①지도상의 봉우리 방위각을 구합니다. ②나침반을 가슴 앞에 놓고 자침과 북방 지시 화살표가 일치하도록 몸을 이리저리 돌립니다. ③나침반 진행선의 직선상에 자신이 찾는 봉우리가 있습니다. 이때, 지도로 자신의 위치와 찾는 봉우리 간의 거리를 계산해서 실제 거리와 비교해 보세요.

독도법은 아주 쉬운 곳에서부터 연습을 해야 합니다. 동네 뒷산, 도로부터 시작하세요. 실물과 지형도를 꼼꼼히 비교하세요. 낮은 산과 비포장 도로, 높은 산과 오지로 나아갑니다. 실물과 지형도를 꼼꼼히 비교하세요. 산을 읽을 수 있도록 하세요. 여러 번 갈림길에서 방향을 틀었어도 특정 계곡과 능선은 어느 쪽에 있는지 머릿속에 둬야 합니다. 지형을 입체적으로 그려 놓아야 합니다. 녹음이 우거진 여름보다 겨울이나 초봄이 독도를 하기에 좋습니다. 산세가 잘 보이기 때문입니다. 실습이 가장 좋습니다. 산행할 때마다 여유를 갖고 연습하세요.


뉴스 클립에 나온 내용은 조인스닷컴(www.joins.com)과 위키(wiki) 기반의 온라인 백과사전 ‘오픈토리’(www.opentory.com)에서 다시 볼 수 있습니다. 궁금한 점 있으세요? e-메일 기다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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