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서도 증권사 추천종목 불신감 팽배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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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34면

국내에도 애널리스트들의 시장 분석은 신뢰받지 못하고 있다. '증권사 추천종목을 믿으면 바보' 라는 말이 있을 정도다.

투자정보 사이트인 Fn가이드에 따르면 지난 한주간 증권사들은 1백70개 종목에 매수 이상의 투자의견을 내놓았다. 반면 시장평균 이하 의견은 17건에 그쳤고 매도추천은 단 두건이었다.

애널리스트들은 "부정적인 코멘트를 하면 투자자와 해당 회사의 반발을 감당하기 어렵다" 며 시장 탓으로 돌리고 있다.

7년 경력의 한 애널리스트는 "어느 회사의 목표주가를 크게 내렸다가 협박과 항의에 시달려 1주일간 휴가를 냈다" 며 "많이 좋아졌지만 아직도 객관적인 분석을 그대로 받아들이는 시장 분위기가 아니다" 고 말했다. 부실 분석은 증권사와 분석 대상 기업의 이해관계 때문이라는 지적도 있다.

A사 리서치 담당 임원은 "규모가 큰 회사는 주요 고객이기 때문에 섣불리 투자 등급을 결정할 수 없다" 면서 "올초 12월 결산법인의 1분기 실적을 추정할 때도 일부 대기업과 공기업의 투자등급을 자체 판단보다 한 단계씩 올렸다" 고 털어놓았다.

한편 증권업협회도 1993년 애널리스트를 포함한 전 증권사 직원들을 대상으로 '윤리강령' 을 제정했다. 그러나 '신의성실의 원칙' 등 원칙적인 내용을 언급하는 수준인 이 강령은 8년째 한번도 고쳐지지 않았다.

나현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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