휴대전화로 스텔스기 추적 가능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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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3면

레이더에 잡히지 않아 보이지 않는 비행기로 불리는 미국의 스텔스기를 영국의 기존 휴대전화 송수신탑을 이용하면 간단하게 탐지할 수 있다는 사실이 최근 발견됐다.

텔레그래프지는 지난 11일 햄프셔에 있는 로크 매너 연구소가 개발한 휴대전화 송수신탑 시스템이 스텔스기 탐지와 추적에 사용될 수 있어 군 당국이 우려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레이더를 교란하기 위해 개발에만 6백억파운드를 쏟아붓고 대당 가격이 최소 14억파운드인 스텔스기가 고작 10만파운드짜리 휴대전화기술 때문에 폐물이 될 운명에 처해 있는 셈이다.

스텔스기는 기체에 칠해진 특수 페인트가 파장을 흡수하기 때문에 레이더에 잡히지 않는 것으로 알려져 왔다. 하지만 피터 로이드 프로젝트 팀장은 "스텔스기의 동체 밑부분은 (파장을)매우 잘 반사한다" 고 말한다.

기지국을 이용한 탐지가 가능한 것도 이 때문이다. 기지국을 통한 휴대전화 통화 때에는 차단막이 발생하는데 스텔스기가 이 차단막이 통과할 경우 신호 패턴을 교란시키므로 기체의 존재를 확인할 수 있다.

로크 매너 연구소의 송수신탑 시스템은 TV 안테나처럼 생긴 수신기를 이용해 신호이상을 탐지한다. 컴퓨터를 이 수신기에 연결하기만 하면 스텔스기 위치를 10m 오차범위 내에서 파악할 수 있다.

안혜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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