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상원 여소야대… 부시 몸 낮추기 시작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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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2면

미국 상원의 여소야대 시대 개막과 함께 조지 W 부시 대통령이 몸을 낮추기 시작했다.

부시 대통령은 7일 저녁(현지시간) 백악관에서 새로 상원 지도자가 된 톰 대슐 민주당 원내총무와 회동한다. 그가 야당대표와 단독으로 만나는 것은 취임 후 처음이다.

회동에서 부시 대통령은 미사일방어(MD).교육개혁.에너지개발 등 자신의 주요 정책 추진을 위해 민주당의 협조를 당부할 것으로 보인다.

대슐 총무는 민주당이 다수당이 된 만큼 의료.복지.교육정책 등에서 부시 대통령의 공화당이 더 이상 독주할 수 없으며 야당의 뜻을 존중해야 한다는 점을 지적할 것으로 관측된다.

부시 대통령은 5일엔 최근 탈당설이 나돌았던 존 매케인 공화당 상원의원을 백악관으로 초청해 저녁을 함께 하며 포용을 시도했다. 매케인이 부시 대통령의 강경보수 노선에 반기를 들고 있는 상황에서 부시는 공화당 내 중도파에 귀 기울이는 모습을 보여 당내 추가 동요를 막겠다는 계산이다.

부시 대통령은 이날 낮에는 자신에게 최대의 정치적 타격을 안겨주었던 탈당의원 제퍼즈와 민주.공화 상원의원 네명씩을 백악관으로 초청해 교육 개혁안의 의회 통과를 위한 초당적 협조를 당부했다.

관측통들은 부시 대통령이 제퍼즈 의원의 탈당절차가 마무리된 5일 그를 초대한 것은 여소야대 국면에 적응하려는 노력의 일환이라고 파악한다.

부시 대통령의 야당접근과 함께 공화당 지도부는 필 그램 상원의원 등 5명의 중진의원을 골라 대슐 민주당총무와 새로운 '권력분점 협정' 을 협의하도록 했다.

공화당은 상원 분과위원회 20개 모두에 민주당 의원을 공화당보다 한명씩 많게 배치하는 것을 허용하는 대신 위원회에서 부결된 인사 인준이나 법안을 본회의에 상정해 다시 한번 표결할 수 있도록 하는 타협안을 추진하고 있다.

이는 최근 부시 대통령이 지명한 연방판사들을 민주당이 강경 보수성향이라고 비판해 위원회에서 부결시킬 경우에 대비한 것이다.

워싱턴=김진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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