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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구지역 월드컵도로 개통에 희비 엇갈려

중앙일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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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3면

대구 월드컵경기장과 수성구 범물동을 연결하는 새 도로가 뚫리면서 지산 ·범물동 주민들의 희비가 엇갈리고 있다.

이 지역 술집 ·백화점 등은 경기장 인근인 시지동 시지아파트단지와 경산지역 손님들이 점차 늘어 희색이다.

그러나 주민들은 늘어나는 교통량 탓에 체증이 빚어져 애를 먹고 있다.

대구시는 지난달 15일 범물동과 내환동의 월드컵경기장,경산시와 시지아파트단지 입구 도로인 달구벌대로 등을 잇는 월드컵로(1.54㎞) ·범안로(4.05㎞) ·경기장로(3.65㎞)를 개통했다.

이 도로의 개통으로 30∼40분이 걸리던 범물동∼시지동 사이 운행시간이 10분 이내로 줄었다.

◇주민 울상=대구의 동남쪽 끝에 위치한 범물동 주민들은 한때 “새 도로가 뚫리면 이곳이 교통요지로 변할 것”이라며 좋아했다.

하지만 도로 개통후 하루가 다르게 교통량이 늘어 최근엔 출근시간 차량대수가 이전보다 두배 가까이 늘었다.

교통체증이 심해진 것은 당연한 일.

달서구로 출 ·퇴근하는 범물동 주민 김영길(36)씨는 “출근 차량이 엄청나게 늘어 전보다 10여분 빨리 집을 나선다”며 답답해 했다.

차량소통이 비교적 잘되던 동아백화점 수성점 앞 도로의 교통량도 계속 늘어나 체증현상이 심해지고 있다.학원 ·의원 ·상가 등이 밀집한 곳이이서 신호등이 없는 횡단보도를 건너기도 쉽지 않다.

주부 김모(34)씨는 “차량이 눈에 띄게 늘어 지산 ·범물아파트단지가 훨씬 복잡해진 것같다”고 말했다.

◇술집 ·백화점 기지개=술집 ·백화점엔 경산 ·시지지역 주민들의 발길이 잦다.경기장로로 들어서 범물동까지 걸리는 시간은 불과 5분.

수십개의 카페가 몰려 있는 범물동 ‘카페골목’엔 시지동 손님들이 늘고 있다.

회사원 최영남(50 ·시지동)씨는 “택시비 부담이 없고 귀가시간도 줄어들어 술자리 약속장소를 범물동으로 바꿨다”고 말했다.

이곳에 있는 동아백화점 수성점도 새 도로 덕을 톡톡히 보고 있다.

지난달 18일부터 27일 사이에 연 ‘여름특별 바겐세일’의 매출액이 지난해 같은 기간 세일때보다 15%정도 늘었다.매출액은 50여억원.

동아백화점 수성점이 동아백화점 카드로 쇼핑한 고객들을 분석한 결과 지난해 고객의 10%정도를 차지했던 경산 ·시지지역 고객수가 20%대로 10%포인트 가량 높아진 것으로 드러났다.

동아백화점 최일용(31)대리는 “월드컵경기장 가는 길이 영업에 상당한 영향을 미치고 있다”며 “이 지역 고객들을 공략하기 위해 구매성향을 분석,판매장을 개편하는 방안을 검토중”이라고 밝혔다.

홍권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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