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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이 바뀐다] 上. 개발 열기 후끈한 영종도

중앙일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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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5면

수도 서울에 인접한 항구도시 인천이 국제공항 개항으로 급속한 변화를 겪고 있다.

인천공항이 한국의 대표적인 국제 공항이자 동북아의 중심 공항으로 부각되면서 인천의 도시 구조와 경제 패턴,시민들의 문화의식에까지 깊은 영향을 미치고 있다.공항 개항이 몰고온 파장을 3차례에 걸쳐 집중 점검한다.

1일 오전 10시 인천시 중구 영종도 인천국제공항 인근 공항신도시.

곳곳에서 진행 중인 아파트 ·상가 신축 공사장에서 들려오는 중장비 굉음이 귓전을 때린다.화물 트럭과 레미콘 차량들은 쉴새 없이 공사현장을 오가며 건축자재와 시멘트를 쏟아붓고 있다.

임대나 분양을 겨냥한 4∼7층짜리 건물 수십여채는 이미 골조공사가 끝나 완공을 눈앞에 두고 있다.공항 종사자들을 위한 중 ·소형 아파트 역시 하루가 다르게 하늘로 치솟고 있다.

이외에도 어림잡아 50곳 이상에서 건축공사가 활발히 진행되고 있다는 게 현지 부동산 업자들의 설명이다.

현대부동산 최정호(38)이사는 "이런 추세라면 늦어도 2003년 하반기에는 신도시내에서 공터를 찾아볼 수 없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지난해 말까지만 해도 허허벌판으로 방치됐던 공항신도시가 공항 개항이후 개발열기로 후끈 달아오르고 있다.

신도시뿐 아니라 인근 5백만여평도 공항 배후도시 형태로 대대적으로 개발될 예정이다.이에 따라 멀지 않아 인천 앞바다 작은 어촌인 영종도(永宗島)는 한국 굴지의 국제도시로 탈바꿈하게 된다.

◇모습 드러내는 공항신도시=공항 종사자들을 위한 주거·상업·공공시설 등이 들어서며 총 65만평 규모로 개발된다.

이곳에는 단독 및 공동 주택 6천2백여가구가 건설되는데 지난해 말 주공 공공임대아파트 3백23가구가 먼저 입주했다.이어 7월에 7백40가구,내년초 2백95가구가 또 입주해 점차 사람 사는 곳으로 바뀌게 된다.

공공시설용지에는 주민 생활의 편의를 위해 교육시설(유치원 1곳 ·초교 2곳 ·중학교 2곳 ·고교 1곳)과 의료시설,시민공원 등이 조성된다.상업지역에는 중 ·소형 관광호텔 4개(총 객실 2백40개)와 쇼핑센터 ·할인매장 등이 들어설 예정이다.

공항과 인접하고 있지만 항공기 소음이 거의 없는데다 녹지율이 자그마치 43%(일산 22.5%,분당 19.4%)로 계획돼 '그린시티'라는 애칭이 따라 다닐 것 같다.

◇영종도 개발 청사진=10여년후인 오는 2011년까지 영종도 일대 5백79만평이 자족기능을 갖춘 복합도시로 개발된다.수용 인구는 약 10만명.

인천시가 이달 말 확정하게 되는 '영종지역 개발 기본계획(안)'에 따르면

▶공공시설지역(중구 운북동 일대 25만평)

▶유통 ·산업지역(운서동 일대 1백28만평)

▶토지구획정리사업지역(영종 1 ·2 ·3지구 총 4백26만평)등 크게 3개 권역으로 나눠 개발이 진행된다.

이 중 산업지역에는 하이테크파크와 사이버파크,사이언스파크,연구개발센터 등이 들어선다.

토지구획정리사업지역 중

▶영종 1지구(백운산 서측 93만평)는 교육 ·연구단지

▶영종 2지구(백운산 남측 1백12만평)는 주거지역

▶영종 3지구(구읍선착장 일대 2백21만평)는 업무 ·상업지역으로 조성된다.

이곳 주거지역은 저밀도 아파트와 전원주택,별장 단지 등으로 꾸며진다.

인천시는 올해 도시개발지구 지정과 실시계획인가 등을 거쳐 내년 상반기 공사에 착수할 방침이다.

인천시 도시개발본부 관계자는 "10여년후 영종도 개발사업이 마무리되면 서울과 함께 한국을 상징하는 도시로 자리매김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개발 재원 조달이 숙제=영종도 개발 소요 사업비가 최소 9조원에 달할 것으로 추정돼 시 자체 예산만으로 이를 충당하기란 거의 불가능한 상황이다.

민자(民資)나 외자가 유치돼 개발이 예정대로 이뤄지도록 환경을 조성하는 일이 무엇보다 급하게 됐다.

이에 따라 인천시는 최근 건설교통부 ·행정자치부 등에 '공항 주변지역 지원특별법' 제정을 요청하고 나섰다.

최기선(崔箕善)인천시장은 "가을 정기 국회에서 의원 입법을 통해 특별법을 제정한다는 방침아래 법 초안을 작성 중"이라고 밝혔다.

시는 또 민자나 제3섹터(행정기관-민간 공동사업투자)방식으로 사업비를 마련하는 방안도 검토하고 있다.

정영진 기자

*** 꿈틀대는 부동산

영종도가 수도권 부동산 시장의 최대 관심지대로 부상하고 있다.

투자자들의 관심이 높아 수요는 급증하는데 비해 매물은 턱없이 부족하기 때문이다.

이런 이유로 공항신도시내 아파트나 상업용지에 붙은 프리미엄은 계속 높아지고만 있다.

부동산 전문가들은 전철개통,영종도 개발 계획 발표, 용유 ·무의 관광지구화 등 장밋빛 청사진이 기다리고 있어 발전 가능성에 무척 높은 점수를 주고 있다.

공항신도시 아파트는 이미 상한가다. 공항 종사자가 3만여명이지만 이 지역 분양 아파트는 6천여가구에 불과한 게 주된 이유다. 공항직원을 상대로 분양됐던 K아파트에는 2천만∼2천5백만원의 프리미엄이 붙어 있지만 매물이 거의 없다.

이에 비해 오피스텔과 상가는 당초 기대에 비해 분양속도가 더딘 편이다.현재 오피스텔과 상가의 분양률은 대개 50∼60%선.

오피스텔 분양가는 평당 3백70만∼4백20만원선이며 전망이 좋은 6∼7층의 분양이 활발한 편이다.상가도 1층에 위치한 경우는 거의 분양이 끝났지만 2∼3층 물량은 많이 남아 있다.

공항신도시 이외지역 토지는 다소 올랐으나 거래는 활발하지 않다.지난해만도 평당 25만∼35만원에 거래되던 땅값이 공항 개항을 전후로 10만∼20만원씩 뛰었다.

뉴오성컨설팅 박진영(41)대표는 "영종도 개발 계획이 장기 청사진이기 때문에 아직까지 커다란 지가 변동이나 활발한 거래로까진 연결되지 못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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