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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주 산척중 교내가게 양심거울 비치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27면

충북 충주시 산척면 산척중학교(교장 홍진삼)구내 매점에는 학용품은 팔지만 돈을 받는 사람은 없다.

매점 앞에는 양심을 비춰볼 수 있는 커다란 거울과 돈을 넣는 '양심 함' 만이 있을 뿐이다.

전교생이라야 90여명에 불과한 조그마한 시골 학교지만 돈을 내지 않고 물건을 가져 가는, 양심이 나쁜 얌체 학생은 없다.

이 학교는 지난달 16일 현관 뒤편 2층 계단 밑 약 4㎡의 공간에 연습장과 노트.볼펜.샤프펜.사인펜 등 학용품을 비치하고 대형 거울을 설치한 뒤 무인 매점 운영을 시작했다.

학교측은 2.3학년 학생을 중심으로 '무인 매점 운영부' 를 구성, 학생들 자율적으로 2명이 1조가 되어 1주일씩 학용품을 구입해 오고 그날 그날 결산을 하도록 했다.

최근까지 35일(공휴일 제외)간 무인 매점을 운영해 본 결과 하루 평균 25명씩 8백70여명이 이용했다. 이 가운데 판매대금이 일치하는 날이 22일, 다소 부족한 날이 8일, 판매대금이 넘는 날이 7일로 나타나 전체적으로 판매액은 부족하지 않았다.

학교측은 판매대금이 부족하거나 남는 것은 돈이 없는 학생들이 학용품을 먼저 가져간 뒤 다음날 스스로 대금을 입금시켰기 때문으로 보고 있다.

홍진삼 교장은 "자신의 모습을 거울에 비춰 보면서 바른 양심을 갖도록 지도한 결과 협동심이나 정직함 등이 일상 생활화되고 있다" 고 흐뭇한 표정을 지었다.

충주=김방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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