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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컨페드컵] 브라질 '검은 돌풍' 카메룬 잠재워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41면

브라질이 카메룬을 완파하고 '축구 명가'의 자존심 회복을 알렸다.

브라질은 31일 일본 가시마스타디움에서 벌어진 컨페더레이션스컵 B조 1차전에서 후반 워싱턴과 카를로스 미구엘의 연속골로 카메룬을 2-0으로 꺾고 첫 승을 올렸다.

최근 극심한 침체에 빠져 있던 브라질은 주전 대부분이 빠지고도 완벽한 승리를 이끌어냈으며 지난해 시드니올림픽 8강전에서의 1-2 역전패를 설욕했다.

전반 브라질은 체력과 스피드의 열세를 드러내며 카메룬에게 밀리는 경기를 했다.카메룬은 파트리크 음보마와 사무엘 에투를 최전방에 내세워 활기차게 브라질 문전을 두드렸으나 골을 얻어내지 못했다.

브라질은 후반 미구엘과 19세 신진 파비오를 기용해 반전을 노렸고 에메르손 레앙 감독의 의도는 적중했다.

후반 7분 카메룬 진영 가운데로 긴 패스가 날아갔다. 워싱턴이 수비 두 명에 앞서 볼을 따냈다.왼쪽으로 슬쩍 페인팅을 쓰자 수비수 두 명이 떨어져나갔고 워싱턴은 왼발로 강력한 땅볼 슛을 날렸다. 골키퍼는 몸을 날리며 손을 뻗었지만 볼은 오른쪽 구석 골망에 꽂혔다.

선취골을 허용한 카메룬은 급격히 허물어졌다.브라질이 그 틈을 놓칠 리가 없었다.후반 12분 오른쪽 센터링이 골키퍼 손을 맞고 왼쪽으로 흐르자 라몬이 재차 센터링,미구엘이 기막힌 왼발 발리슛을 네트에 꽂았다.한국전에서 프랑스의 말레가 터뜨린 선취골과 흡사한 '예술품'이었다.

브라질은 기가 꺾인 카메룬을 계속 몰아붙였으나 이미 발톱이 빠진 '사자 군단'에게 더 이상 상처는 주지 않았다.

가시마(이바라키현)=정영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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