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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린마당] 목숨 앗은 올림픽 조형물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07면

지난달 29일 올림픽대교에서 군헬리콥터가 추락하는 모습을 보고 너무 놀라고 흥분해 마음을 진정할 수 없었다.

도대체 올림픽이 끝난 지 13년이 지난 마당에 올림픽대교 꼭대기에 10억원에 달하는 기념 조형물을 설치하는 이유가 무엇인가. 또한 기상조건이 나빠 이미 수차례나 조형물을 설치하는 데 실패했음에도 불구하고 계속 강행할 필요가 있었나.

이번 사고는 한마디로 전시행정이 부른 어처구니 없는 인재(人災)였다. 필요성이나 당위성을 찾기 힘든 조형물을 설치하는 데 국민의 혈세를 낭비하고 아까운 군인 세 명이 왜 목숨까지 잃었어야 했는지 납득할 수 없다.

조형물을 설치하는 동안 교통을 통제해 시민들을 불편하게 한 것 역시 이해하기 힘들다. 상당한 예산을 들여 조형물을 설치하려면 사전에 시민의 동의나 이해를 구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특히 시민의 불편을 최소화하는 범위 내에서 작업을 해야 한다. 소중한 인명을 죽음으로 내몬 이번 사고의 책임소재를 분명히 가려 적절한 조치를 취해야 할 것이다.

이영일.서울 동대문구 이문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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