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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건설 추가 부실…자구에 영향 있나]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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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35면

영화회계법인이 밝힌 현대건설의 추가부실 3천8백55억원은 대부분 해외건설 미수금과 국내 자산(미분양 부동산 등)손실액이다. 정상적 기업이라면 부실로 볼 수 없는 것도 포함돼 있다. 현대건설이 "모두 수용할 수 없다" 는 입장을 보이는 것도 이 때문이다.

지난해 유동성 위기 당시 덤핑판매한 미분양 상가.아파트 등을 근거로 영화측이 최고 50%의 할인율을 적용해 손실규모가 커졌다는 주장이다. 현대 이정근 이사는 "지난해는 워낙 다급해 대폭 할인판매했지만 지금은 경기가 살아나고 있어 상황이 다르다" 며 "현실을 조금만 반영해도 1천억원은 줄일 수 있을 것" 이라고 말했다.

영화측은 "기업회계기준을 엄격히 적용하는 한편 현대 측의 주장도 많이 반영해 당초 손실금보다 3백억원 정도 줄었다" 고 밝혔다.

◇ 채권단 "추가 출자 필요없다" 〓추가 부실이 발생했지만 지난 3월 말 마련한 2조9천억원의 출자전환 및 신규출자 계획을 수정할 필요가 없다는 입장이다. 이번 추가 부실은 현대건설 보유 자산가치가 더 떨어진 것이라는 평가일 뿐 현대건설의 유동성에 문제가 발생하는 것은 아니기 때문이다.

외환은행 이연수 부행장은 "건설사 평균 부채비율이 4백%를 넘는 만큼 이 정도의 부실이면 채권단이 추가로 출자하거나 자금 지원을 할 필요는 없다고 본다" 고 밝혔다. 그러나 채권단은 이번 실사 결과를 토대로 향후 현대건설의 자금 상황을 재검토하고, 필요하면 현대건설측에 추가 자구안을 요구할 방침이다.

◇ 경영정상화 페달 밟나=현대건설은 예상보다 부실 폭이 커지긴 했지만 앞으로 경영정상화 추진에 큰 어려움은 없어 보인다. 2조원의 자기자본이 1조6천억여원으로 줄어들어 부채비율만 당초 예상(올연말 2백60%)보다 40% 정도 높아질 뿐 차입금이 늘지 않아 이자부담이 커지는 것은 아니다.

이 때문에 현대건설은 이번 실사결과 공개로 홀가분해졌다는 입장이다. 추가부실 규모를 예측하지 못해 불안해하던 시장이 이제 현대건설에 적정한 평가를 내릴 수 있게돼 출자전환 등을 예정대로 진행할 가능성이 커진 때문이다.

이에따라 현대건설은 6월 출자전환과 함께 경영정상화를 본격적으로 추진하게 된다. 곧 임원 보직변경 등 1차 구조조정을 시작하고 이어 하위직을 대상으로 명예퇴직을 대규모로 실시해 본격적인 조직정비에 나선다.

현대건설 이종수 기획이사는 "출자전환 확정에 이어 영화회계법인의 실사결과도 충격이 크지 않아 정상화 추진에 어려움이 없을 것" 이라고 말했다.

황성근.김원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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