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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범근 · 히딩크 , "0-5 우리에겐 악연"

중앙일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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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42면

MBC-TV 해설위원으로 한국-프랑스전을 중계했던 차범근 전 대표팀 감독은 5 - 0으로 경기가 끝나자 묘한 표정을 지었다.

히딩크와 차범근.

3년 전 그들은 가해자와 피해자였다. 1998년 프랑스 마르세유 벨로드롬스타디움에서 벌어진 프랑스월드컵 E조 예선 2차전에서 히딩크 감독이 이끄는 네덜란드는 차감독의 한국을 5 - 0으로 격파했다. 이 일로 차감독은 중도 경질되는 수모를 당했다.

그런데 이번에는 히딩크 감독이 졸지에 가해자에서 피해자가 됐다. 차감독은 그 경기를 중계하는 해설자가 됐다.

상황은 똑같지만 반응은 전혀 다르다. 3년 전 감독은 전적인 책임자였다. 감독은 '있을 수 없는 대패' 를 당한 책임을 지고 즉시 쫓겨나야 했다.

지금의 감독은 격려자다. "좋은 경험을 했다" 는 감독은 풀이 죽어 있는 선수들의 등을 다독거리며 "힘내라" 고 격려하고 있다.

일본도 지난 3월 프랑스에 0 - 5로 지고 난 뒤 트루시에 감독 경질설이 나돌았다.

트루시에 감독은 한이 맺혔는지 기자회견에서 "프랑스를 5 - 0으로 깨겠다" 고 큰소리쳤다.

손장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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