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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동산 간접투자 붐타고 '사설펀드' 등장

중앙일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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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53면

사설(私設)부동산 펀드상품이 속속 나오고 있다. 리츠(REITs:부동산투자신탁회사)와 구조조정 부동산 펀드(CRV)출범을 앞두고 부동산 간접 투자상품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자 개별 회사들이 유사 부동산 뮤추얼 펀드를 마련해 투자자 모집에 나서고 있는 것이다.

그동안 사설 부동산 펀드는 땅이나 개발사업에 치중했지만 요즘 들어 빌딩.상가 등을 공동으로 사들여 개보수한 뒤 세를 놓는 사업에 눈을 돌리고 있다.

부동산에도 수익률 싸움이 치열해지면서 돈이 장기간 묶이는 쪽보다는 고정수입이 나오는 상품을 택하고 있다.

그러나 사설펀드는 법적 보호장치가 없기 때문에 충분한 검토를 거친 뒤 투자해야 낭패를 보지 않는다고 전문가들은 충고하고 있다. 자세한 내용은 참조

참조

◇ 어떤 상품이 있나=펀드 모집금액은 10억~30억원대가 주종이고, 개인별 투자금액은 1백만원대부터 억대까지 다양하다.

사설펀드 투자물건은 보통 법원경매.급매물.담보부 부실채권 등을 통해 확보한다.

한국창업지원센터는 법원경매물건에 공동입찰할 투자자를 모집 중이다. 서울 강남구 선릉역 근처에 있는 모 건물의 1개층(3백평)을 낙찰해 '코쿤하우스' (독신자를 위한 3평 남짓 주거공간)로 개조해 임대수익을 배분하겠다는 것.

모집금액은 1인당 5백만원 이상, 총 8억원이다. 낙찰하면 각자 지분만큼 소유권 등기를 해주고 낙찰하지 못하면 원금을 전액 돌려준다.

부동산 정보제공업체인 내집마련정보사는 인터넷 상에서 공개적으로 투자자를 모집하고 있다. 1인당 5천만원씩 받아 은행에 예치하고 어느 정도 규모가 되면 빌딩 등 대형 물건을 매입, 임대수익을 얻는 공동투자 방식을 계획 중이다.

제주스코리아와 유승컨설팅은 기업구조조정전문회사인 시데코 등과 손잡고 공동투자조합을 만들 계획이다. 담보부 부실채권과 법원경매에 나온 소규모 오피스텔.빌딩 등이 투자대상이다.

◇ 믿을 만한가=사설펀드는 리츠나 CRV와 달리 법적으로 투자자 보호장치가 미흡하다.

그래서 업체들은 신뢰성을 높이기 위해 은행.보험사를 끼거나 지분등기 등의 방법을 동원하고 있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법적 장치가 마련된 상품도 손실을 볼 수 있는 마당에 제도적 뒷받침이 없는 사설 부동산 뮤추얼펀드는 그만큼 위험부담이 크다고 말한다.

경매나 담보부 부실채권으로 부동산을 공동구매할 때는 펀드 운용회사의 신뢰도가 중요하다. 다수의 투자자 명의로 공동응찰하기 어려워 특정 개인을 앞세워 입찰에 참가시켜야 하는데 이 과정에서 투자금 횡령 등 사고발생 우려가 있다.

리츠업무를 담당하는 건교부 박상덕 사무관은 "사설 펀드 모집은 법적으로 제재할 수 없는 만큼 사전에 회사의 자본금.신뢰성 등을 꼼꼼히 따진 뒤 투자 여부를 결정해야 한다" 고 조언했다.

서미숙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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