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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지학원 희생자 유족3명 보상금 기탁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31면

"함께 대학에 가기로 약속해 놓고…. "

24일 오전 11시 경기도 광주시 시청 앞마당.

지난 16일 예지학원 화재 때 입은 화상으로 서울 영등포구 한강성심병원에 입원 중인 주은숙(19).강미영(19)양이 울음을 터뜨렸다. 얼굴.몸 등에 붕대를 감은 채 앰뷸런스를 타고 친구의 마지막 길을 찾은 그들이다.

이날 희생자 10명의 합동영결식에는 유족.친지들과 동료학원생.시민 등 1천여명이 참석했다.

유족들은 형제.자녀의 영정을 끌어안고 오열했다.

특히 고인의 약력 소개에서 숨진 이은희양이 마지막으로 부모에게 보낸 편지와 부모의 뒤늦은 답장이 함께 낭독되자 영결식장은 눈물바다가 됐다.

숨진 최나영양의 아버지 최병수(48.사업.유족대표)씨는 조사(弔辭)에서 "엄마 아빠가 너희들에게 공부라는 무거운 짐을 지워 죽음의 불구덩이로 보낸 죄인이 되는 세상이 원망스럽구나" 라며 통곡했다.

숨진 변재욱군의 아버지 변창세(55.의사)씨는 "보상금과 사재를 털어 장학사업이나 결식아동 돕기에 쓰겠다" 고 말했다.

유족대표 최병수씨, 숨진 김경록군의 아버지 김영수(49.회사원)씨도 보상금 1억8천만원을 장학사업에 쓰겠다고 밝혔다.

1시간여의 영결식을 마친 유족과 조문객들은 화마의 흔적이 고스란히 남아 있는 예지학원 앞에서 노제를 지내고 성남화장장으로 향했다.

한편 임창열 경기지사.이근식 행자부장관이 영결식장에 보낸 조화는 "분향소에 얼굴 한번 안 비친 사람들" 이라는 유족들의 항의로 치워졌다.

광주=이경희.문병주 기자

사진=최승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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